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17살 고교생, 수천톤 잔해 속 유언 남겼지만…전세계 울린 ‘기적 생환’ [튀르키예 지진]
튀르키예 17세 소년 타하 에르뎀이 2월6일 지진 발생으로 무너진 아디야만 시내 아파트 건물잔해 밑에 깔린채 촬영한 '유언 영상'. [온라인커뮤니티]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생의 마지막을 예감하고 찍은 영상이 인생 최대의 무용담이 됐다. 튀르키예 강진으로 잔해에 깔린 17세 소년이 자신의 휴대전화에 유언까지 남겼지만, 가족과 함께 무사히 구조됐다.

1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국영방송 TRT 월드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아디야만의 한 4층짜리 아파트에 사는 타하 에르뎀은 지난 6일 새벽 발생한 7.8 규모 강진으로 건물 잔해에 갇혀있다 구조됐다. 당시 타하는 아버지, 어머니, 남동생, 여동생과 자고 있다가 잔해에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적적으로 생환한 타하 에르뎀(가운데)와 아버지(왼쪽), 어머니(오른쪽). [AP] [연합]

의식을 잃었던 타하는 수천톤 잔해 아래에서 눈을 뜬 뒤, 마지막을 직감하고 휴대폰으로 자신의 마지막 인사를 촬영했다.

영상에서 타하는 "이게 내가 당신들에게 보낼 수 있는 마지막 비디오 같다"며 "친구들, 죽음은 가장 예상치 못한 때에 온다. 나는 후회되는 일들이 많다. 신께서 나의 모든 죄를 용서해 주시기를. 만약 내가 오늘 살아서 여기를 떠난다면 하고 싶은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떨리는 건 내 손이 아니라, 지진 때문"이라고도 담담히 말했다.

타하는 2시간 뒤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이웃 사람들이 닥치는 대로 도구와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쳐 타하와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 나섰다. 타하가 구조된 뒤 나머지 가족들도 지진 발생 10시간 만에 전원 구조됐다.

기적적으로 생환한 타하 에르뎀(가운데)와 아버지(왼쪽), 어머니(오른쪽). [TRT 유튜브 캡처]

타하의 어머니 제일라(37)는 AP통신 기자와 만나 아파트가 무너졌을 때 아들의 이름을 목이 터지게 불렀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했다. 다섯 명의 가족이 다 땅 밑에 묻혔지만 엄마는 어떻게든 아이들을 찾아서 온 가족이 함께 죽음을 맞기를 원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이들을 무사히 만난 뒤 “그 순간 온 세상이 내 것인 것 같았다. 내게 아무것도 없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있으니까”라고 털어놨다.

한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터키) 남동부와 시리아 서북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18일(현지시간) 4만645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4만3858명보다 2598명 늘어난 수치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튀르키예 내 사망자가 이날까지 4만642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리아 북서부에선 정부와 반군 측 사망자 집계가 수일째 5814명에서 멈춘 상태다.

kace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