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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러시아, 우리 땅 떠나야 종전을 논의할 수 있다” [우크라전 1년…비탈리 김 미콜라이우 총사령관 단독 인터뷰]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맞아 헤럴드경제와 코리아헤럴드는 지난 1일 비탈리 김 미콜라이우 주지사 겸 지역 총사령관을 단독 인터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난해 2월 24일 시작된 지 1년이 돼가고 있다. 수많은 사상자와 시설 피해를 냈을 뿐 아니라 글로벌 사회에서도 공급망 붕괴와 외교지형 변화에 따른 신냉전 체제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전쟁 1년을 맞아 러시아가 총공세를 예고하며 종전을 기대할 만한 출구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고려인 4세로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주지사 겸 지역총사령관을 맡고 있는 비탈리 김(Vitalii Kim·42)을 지난 2일 영상인터뷰했다. 미콜라이우는 남부 격전지이자 우크라이나군의 전락적 요충지다. 전쟁 1년을 맞아 전장지휘자로부터 전황을 직접 전해 듣는 인터뷰는 헤럴드경제와 코리아헤럴드가 처음이다. ▶관련기사 3면

[영상=이건욱·안경찬PD]

김 지역총사령관과 인터뷰는 위성 연결이 언제 끊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20여분간 긴박하게 진행됐다. 특히 그가 지난달 미콜라이우주 지역총사령관에 임명돼 민·관·군 합동작전을 지휘하며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신변보호가 최우선 고려됐다. 최근 러시아군은 비탈리 김 지역총사령관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최우선 제거 대상으로 꼽은 것으로 알려진다.

김 지역총사령관은 “우리의 유일한 거래(전제조건)는 그들(러시아군)이 우리의 독립된 영토를 떠난 후에야 (종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도 자국의 승리만을 유일하게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두고 있다면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는데 김 지역총사령관도 이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그의 발언은 최근 서방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반도식 종전 협상을 거부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한반도식 시나리오는 전쟁 시작 초기부터 종전 시나리오 중 하나로 언급돼왔다. 우크라이나는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국가로 남게 되고 돈바스지역을 포함한 러시아 점령지는 러시아의 영토로 분할되는 방식을 말한다.

김 지역총사령관은 최근 미국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과도하다는 여론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러시아인들이 영토를 점령했을 때 무엇을 하는지 보면 왜 서방 민주주의국가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면서 “그들은 사람을 죽이고, 강간하고 우리의 재산, 곡식마저 훔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과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무기가 필요하고 그것이 민주주의국가가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국민 3674만명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살아 있는 사람”이라며 “우리가 악과 싸워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재차 말했다.

김 지역총사령관은 우크라이나군이 명분에 있어 러시아군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리 군은 민간인을 살려야 한다는 선의와 동기가 있지만 러시아 침략군은 남의 땅을 빼앗기 위해 쳐들어온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우리의 영토에서 방어하는 데 도움을 충분히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 반격을 가해 러시아군을 그들의 영토로 밀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조부가 1930년대 소련에 의해 강제 이주된 후 우크라이나에 정착한 고려인 4세인 그는 “아버지는 여러 번 한국을 방문하려고 시도했지만 기회와 시간이 허락되지 않아 그럴 수 없었다”면서 “전쟁이 끝나고 내가 살아 있다면 꼭 한 번 서울에 가보겠다”고 강조했다.

원호연 기자·코리아헤럴드 지다겸 기자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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