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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 정치구호” MZ노조 부각…양대노총과 긴장구도 형성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민주노총 예방
대정부 연대 투쟁 등 공조 논의 본격화
양대노총 전통적 투쟁방식 고수하는 사이
MZ노조 “노조 인식 개선 사업” 다른 목소리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노동개악 반대, 노동-민생입법 과제 처리촉구 양대노총 위원장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4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각 기업의 신생 노조 위원장들이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결의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유준환 LG전자 사람중심 노동조합 위원장(앞줄 오른쪽)과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앞줄 왼쪽)이 각각 의장과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동훈 한국가스공사 더 코가스 노조 위원장, 백재하 LS일렉트릭 사무노조 위원장, 전승원 LG에너지솔루션 연구기술사무직노조 위원장, 김우용 부산관광공사 열린노조 위원장, 유 위원장, 박재민 코레일네트웍스 본사 일반직노조 위원장, 송 위원장.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제공]

[헤럴드경제=배두헌·김빛나 기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노총 집행부가 15일 함께 모여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한 연대투쟁 등 본격적인 공조 논의에 착수했다. 전날 윤석열 정부 규탄 공동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연이틀 공동 투쟁 전선을 만드는 모습이다. 반면 ‘MZ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는 기존 노조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며 연일 주목도를 끌어 올리고 있다. 공식 출범을 앞둔 새로고침 협의회는 ‘노조에 대한 대중 인식 개선 사업’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양대노총과 긴장관계가 형성될 전망이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집행부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민주노총 본부를 찾아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상견례 및 간담회를 가졌다.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저는 오늘 민주노총에 친구가 아닌 동지적 관계로 함께할 것을 제안드린다”며 “2500만 노동대중의 대표체인 양대노총이 동지적 관계로 손을 잡는다면 양대노총 300만 조합원이 투쟁으로 화답해 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중심으로 한 강경 노선을, 한국노총은 정책 참여를 중심으로 한 온건 노선을 각각 걸어온 만큼, 이번 공조 논의는 양대노총이 느끼는 위기감이 크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노총은 오는 5월 전국에서 20만 총궐기 투쟁을 하고 7월 2주간 최대 규모의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반면, MZ세대 청년들이 주축이 된 새로고침 협의회(협의회)는 연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송시영 협의회 부의장(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이날 헤럴드경제 통화에서 “양대노총의 주장이 타당하고 합리적이라면 당연히 동조한다. 그런데 노조가 ‘정권타도’ 같은 정치적 구호를 한다거나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건 노조로서 해야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오는 21일 협의회 공식 출범 후 계획에 대해 “전 정부 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하면서 있었던 채용비리 등 노조의 불법채용 문제를 해결할 것이고, 노조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너무 안좋기 때문에 노조 문화와 인식 개선 사업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양대노총과 갈등이 빚어질 수 있는 지점이다.

협의회와 민주노총 사이에는 이미 한 차례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협의회가 정치·이념적 목소리는 내지 않겠다고 공언한 데 대해 최근 양 위원장이 ‘효순이 미선이 사건’을 언급하며 “MZ세대로 일컬어지는 분들은 이 같은 대중적 반미투쟁 당시 아주 어렸거나 아예 경험해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다.

이에 송 부의장은 지난 13일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과의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왜 ‘효순이 미선이 사건’을 말하면서 천안함 사건이나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은 언급하지 않는가”라며 “그분(양 위원장)은 6·25(한국전쟁)에 대해 경험이 없으셔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노조의 등장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는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 노동 운동에 대해 적잖은 차이를 보이는데 새로운 젊은 세대가 등장했음에도 기존 노총이 노동운동의 관성에 빠져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양대노총과 다른 성향과 전략, 비전을 갖춘 젊은층 중심의 목소리를 내는 노조는 그 자체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는 “양대노총도 변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근데 자체적으로 변하기는 어렵고 MZ세대 출현으로 경쟁 구도가 성립되면서 자연스럽게 경쟁하고 변화하는 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노동개악 반대, 노동-민생입법 과제 처리촉구 양대노총 위원장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badhoney@heraldcorp.com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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