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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든 눈, 이빨 빠진 미소…‘발렌타인 마스카라’ 복수극 철거한 구청
‘얼굴 없는 화가’로 알려진 뱅크시가 영국의 한 마을에 남긴 작품 속 여성. 14일(현지시간) 뱅크시는 자신의 SNS에서 이 작품을 ‘밸런타인데이 마스카라’라고 소개했다. [뱅크시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얼굴 없는 화가’로 알려진 세계적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가 영국의 한 마을에 밸런타인데이 기념 벽화를 남겼다. 마을 구청은 작품에 활용된 냉장고를 철거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4일(현지시간) 뱅크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국 마게이트에 남긴 자신의 작품 ‘밸런타인데이 마스카라’를 소개했다. 마게이트는 런던에서 동쪽으로 기차로 2시간 안팎이 걸리는 해안가 마을이다.

이번 작품의 등장인물은 두 사람. 누군가에게 얻어맞은 듯 한쪽 눈은 멍들고 이빨이 빠진 채 웃는 여성이 서 있다. 그 옆엔 버려진 실물 냉장고가 있고, 냉장고 밖으로 삐져나온 정장 구두 차림의 남성으로 보이는 두 다리가 보인다.

‘얼굴 없는 화가’로 알려진 뱅크시가 영국의 한 마을에 남긴 작품. 14일(현지시간) 뱅크시는 자신의 SNS에서 이 작품을 ‘밸런타인데이 마스카라’라고 소개했다. [뱅크시 인스타그램]

뱅크시가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발렌타인 데이에 이같은 그림을 그린 의도는 뭘까. 일각에선 가정폭력을 당하던 주부가 남편을 냉장고에 가둬 '복수'하는 모습 아니냐는 해석이 뒤를 이었다.

뱅크시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이 작품 사진을 감상하는 동안, 안타깝게도 마게이트 주민들은 실물 작품을 온전히 감상할 수 없었다. 구청이 뱅크시가 작품에 활용한 실물 냉장고를 '안전'을 이유로 철거했기 때문이다.

영국 BBC는 이날 정오쯤 길에 있던 물품들이 신속하게 트럭에 실려 철거됐다는 해당 지역 주민의 말을 전했다. 이 주민은 “이전에는 쓰레기가 방치돼 있는지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며 “그러더니 이제 예술작품이 되자 재빠르게 치워버린다”고 꼬집었다.

구청 측은 “부지 소유자를 접촉해서 작품 보전 방안을 논의하겠다”며 추후 작품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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