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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자사주 소각 ‘2배’…“주주 환원 더욱 확대될 것”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국내 상장사들의 자사주 소각 건수가 지난해 두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약세로 주주들의 주가 부양 요구가 증가하면서 상장사들이 이에 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주주 환원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어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점차 확산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했다.

1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사주 소각 공시건수는 2021년 32건에서 작년 64건으로 두 배 늘어났다. 금액 규모는 같은 기간 2조5407억원에서 3조1350억원으로 23%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덮친 2020년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4조원 수준이었다. 올해 자사주 소각은 공시 기준으로 11건과 1조2724억원 수준이다.

이를 합한 현재까지(올해 공시 기준) 3년여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11조원에 육박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자사주 소각을 공시한 상장사는 현대차 3154억원, KB금융지주 3000억원, 메리츠화재 1792억원, 신한지주 1500억원, 하나금융지주 1500억원, KT 1000억원, 한국콜마홀딩스 537억원, 풍산홀딩스 86억원 등이다.

코스닥시장에선 와이엠씨(32억원), 하이록코리아(99억원), 지앤비에스엔지니어링(22억원) 등 상장사들이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공시했다.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과 소각은 주가 하락기에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 자사주 소각이 배로 늘어난 것도 증시가 2021년 고점을 찍고 약세로 돌아서자 상장사들이 주주들의 주가 부양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사들의 자사주 순취득액은 주가 하락기에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이익 소각 증가세는 주주환원 확대 차원에서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자사주 이익 소각은 기업이 이익잉여금으로 자사주를 매입 후 없애는 것으로 자본금은 줄어들지 않으며 유통 주식 수가 감소하기 때문에 진정한 주가 부양 효과가 있다. 실제 미국 등 선진국 증시 상장사들은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배당보다 주가 부양 효과가 큰 주주환원 정책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전문가들은 주주환원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 지배구조 개선 등 측면에서 국내 상장사들도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우진 서울대 교수는 “기업가치 측면에서 자사주 보유가 많은 그룹은 자사주 보유가 적은 그룹보다 기업가치가 낮다”고 분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져야 지배주주의 자사주 남용 가능성을 줄이고 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자사주 소각 여부가 주주환원 정책의 결정적인 변수이자 주가 저평가를 탈피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자사주 취득·처분 공시 강화’ 등의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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