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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도 지진 위험지대...내진설계 건물 23% 불과
튀르키예 남부 광역 하타이 도심이 지진 발생 직후 폐허로 변했다.[연합]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서울시내 빌딩이나 아파트, 다가구 주택 등 다양한 민간 건축물 중 내진 설계와 시공이 이뤄진 것은 23.8%에 불과했다. 최근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큰 지진이 한반도에 일어날 경우 서울시내 건물 상당수가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송도호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위원장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내진 설계 대상인 2층 또는 200㎡ 이상 모든 주택 총 48만6828동 중 11만5824동만 내진 설계와 시공을 확보했다. 내진 확보율은 23.8%에 불과한 상황이다.

지난 2017년 규모 5.4의 포항 지진 직후 냐진 설계 대상이 모든 주택과 연면적 200㎡ 또는 2층 이상 건물로 확대됐지만, 재개발 또는 재건축이 지난 10여년 간 가로막히며 실제 적용 건물은 많지 않은 것이다. 서울의 경우 내진 확보율은 2018년 14.5%, 2019년 15.8%, 2020년 16.8%, 2021년 17.7% 등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전국 건축물의 내진 확보율은 15.3% 수준에 불과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내진율이 높은 곳은 23.7%의 경기도다. 최근 신도시 개발 등으로 신축 건물이 많은 까닭이다. 반면 전라남도의 경우 내진 설계나 시공이 이뤄진 곳은 단 9.5%에 불과했다.

내진 개념이 적용안된 기존 건축물의 안전도 위협적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상당수 주거 건물이 벽돌 또는 블록을 시멘트와 모래, 물을 섞은 접착제 모르타르를 이용 쌓아 올리는 적조 방식으로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지진에 취약한 조적조 건물은 전체 건축물의 약 36%로 추정된다.

실제 이번 튀르키예 지진에서 많은 건물들이 무너진 것도 내진 설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까닭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외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에는 내진 건물이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튀르키예 정부가 2004년 신축 건물에 대해 최신 내진기준을 만족시키도록 의무화하는 법을 만들었지만 상당수 오래된 건물들은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일각에서는 법 개정 이후에 지어진 건물들 조차 실제로는 부실 공사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송도호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위원장은 “서울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강진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지진피해 예측시스템을 조기에 구축하고 지진 규모에 따른 서울시 피해현황을 사전예측하여 대비함은 물론, 지진방재기금을 조성해 비내진의 저층 민간주택을 중심으로 내진평가와 내진보강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담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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