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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슬금슬금 매물 줄고 호가가 올라요”…달라진 노원 ‘영끌족’ 표정 [부동산360]
재건축 규제 완화·특별법 호재 맞은 노원구
“집주인들, 관망세 마지막으로 보는 분위기”
특별법 제정시 득실 검토 나선 단지도 나와
매수자, 눈치싸움 속 급매 위주의 상담·문의
호가 받아주겠나…“매매가 여전히 마이너스”
서울시 노원구 상계주공2단지 전경. [고은결 기자]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이 동 13층은 급매로 6억5000만원에 나왔는데요, 집주인들이 12층은 9억8000만원, 9층은 8억2000만원에 내놨어요. 집주인들이 이번 급매 가격보다 더 낮은 건 갈수록 안 나올거에요. 지금 (안전진단) 통과가 끝났잖아요. 이제 막 마라톤을 시작한거에요.”(서울 노원구 상계동 A공인중개사 대표)

재건축 핵심 규제부터 노후계획도시 정비 특별법 발표까지 다양한 호재를 맞게 된 노후 도심 집주인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있다. 정부가 경착륙을 막겠다며 연이어 규제 완화에 나서자, 수혜를 기대하며 매도 호가를 슬금슬금 올리거나 거둬들이는 것이다. 다만 이런 기대감이 매도·매수자 간 희망가격 차이를 벌려놓으며 눈치싸움은 극심해지고 있다.

지난 9일 찾은 서울 노원구 상계·하계동 일대는 최근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가 쏟아져 나온 곳이다.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해 2030 영끌족이 몰린 지역인데, 부동산 시장 냉각에 하락폭이 깊어지다가 호재가 이어지자 집주인들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상계동 A공인중개사 대표는 “전용 58㎡ 크기의 특정 동에서 13층은 급매로 6억5000만원에 나왔는데, 바로 밑층은 9억8000만원, 9층은 8억2000만원에 부동산에 매물을 내놨다”며 “이건 집주인이 집을 당장 팔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지금을 관망세의 마지막으로 보고, 아무래도 (매도 가격을) 좀 더 받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계주공 2단지 인근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규제가 자꾸 풀리면서 세입자가 나가는 시기에 임박한 물건 외에는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다”며 “뉴스에 나온 특별법 얘기도 기대감이 있다. 사업성을 생각하면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도 용적률 혜택 때문에 나중에 특별법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재건축이 확정된 노원구 미도아파트 전경. [고은결 기자]

하계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하계 장미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거래 가격이 주춤했는데, 최근 호가는 다시 1년 전 수준으로 오르려는 분위기”라며 “이제 시작인 재건축 이야기 때문에 인근 단지 중 문의가 가장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 제정되면, 1기 신도시뿐만 아니라 상계 등 대단지 택지지구 내 단지도 적용이 가능하게 된다. 이에 상계동 일대에서는 벌써부터 특별법 적용에 따른 재건축 사업성 개선, 재산가치 상승 득실을 따져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상계주공 2단지 재건축예비추진위원회는 지난 7일 특별법 발표 당일 즉시 상계택지개발지구와 면적, 근거법 등을 확인해 특별법 적용 여부 등을 검토한 바 있다. 상계동 D공인중개사 대표는 “노원구에서 안전진단을 통과한 6개 단지에 대해 지자체도 적극 밀어줘, 각 단지가 신속통합기획과 특별법에 대해 함께 살펴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집주인들의 기대와 달리 거래는 활발하지 않아 매도·매수 희망 가격대는 더 벌어지는 분위기다. 상계동 E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인근에 안전진단을 통과한 아파트 문의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미도아파트는 가격이 가장 낮게 나온 급매는 방문 상담도 전화 문의도 많은데, 6000만원 정도 높은 동일 평형 평균 가격대 물건은 당장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부동산 시장 한파 속 집주인·수요자 간 동상이몽에 그칠 수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안전진단·대출 규제 완화, 특례보금자리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지난해 말 대비 거래량이 개선될 조짐은 있다”면서도 “지속적인 거래량 반등을 위한 바닥을 다지는 분위기로는 보기 힘들다. 특히 집주인들의 희망 가격을 받아주는 매수자가 따라가줘야 하는데, 급매만 소진되고 있다. 아직 매매가격 변동률도 하락폭이 줄어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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