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과 포화지방↑ㆍ영양소 불균형 메뉴 부적절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팬데믹(전염병의 전 세계적 대유행) 이후 하루 두 끼만 먹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아침을 먹지 않는 경우도 늘었다. 하지만 각종 연구들이나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에 따르면, 아침은 밤새 금식한 우리 몸에 에너지를 제공하면서 혈당 안정에 도움을 주고, 집중력과 학습력을 높이며, 점심·저녁의 과식을 방지하는 동시에 균형잡힌 영양소 섭취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만 어떤 음식으로 아침을 먹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아침 식사는 취향에 맞는 메뉴를 고정적으로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속적 섭취에 따른 영향이 높을 수밖에 없다.
잼·버터 바른 토스트 & 머핀 등의 빵들
대표적으로 흰 빵에 잼을 바른 토스트는 흔한 아침 메뉴지만, 이는 우리 몸에서 빠르게 포도당으로 전환돼 혈당 수치를 높인다는 문제가 있다. 2018년 독일 당뇨병센터는 장시간 공복으로 혈당이 낮아진 아침에는 음식이 갑자기 들어올 때 혈당이 빠르게 높아질 수 있으므로, 잼이나 흰 빵처럼 정제 탄수화물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빵에 발라먹는 크림치즈나 버터 역시 포화지방이 많기 때문에 장기간 아침마다 먹고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베이글이나 머핀 등 버터나 기름, 설탕이 많은 빵 종류들도 해당된다. 실제로 2022년 전북대 식품영양학과 차연수 교수팀과 농촌진흥청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크림치즈 베이글이나 햄치즈샌드위치 등 빵 위주로 아침을 먹은 그룹은 한식 밥을 먹은 그룹보다 공복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유의미하게 높았다.
설탕 많은 시리얼 ·에너지바
시리얼이나 에너지바도 마찬가지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첨가되면서 ‘영양가 있는 아침식사’로 여겨지기 쉬우나, 막상 영양성분표를 확인해보면 설탕이 많은 제품들이 많다. 최근 유행하는 그래놀라 역시 슈퍼푸드로 유명한 귀리로 만들지만, 추가된 당분이 높은 경우가 있다.
제품 구입시에는 통곡물로 만들어지면서 당분이나 식품첨가물 함량이 적은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자주 먹는 베이컨·햄·소시지
매일 먹는 아침이라면 가공육의 섭취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 가공육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로부터 ‘1군 발암물질(Group1)’로 지정된 식품으로, 이는 발암 가능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물질 그룹을 말한다. 최근 유럽 스타일의 수제 육가공품 샤퀴테리(Charcuterie)가 트렌드로 올라서면서 잠봉(Jambon), 프로슈토(Prosciutto) 등의 구입이 늘고 있으나, 가공육은 자주 먹는 식품으로 적절하지 못하다.
아침 식사에는 가공육 대신 계란이나 두부 등 다른 단백질 식품으로 대체하는 것이 보다 건강하며 소화도 쉽다.
바나나 한 개·과일주스·커피로 때우기
너무 가볍게 때우는 아침식사도 문제다. 바나나 한 개, 과일주스나 우유 한 잔, 모닝커피와 같은 메뉴가 대표적이다. 영양가 있는 식품일지라도 ‘이것 만으로’ 아침 한 끼를 때운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공복에 우유만’ 또는 ‘커피 한 잔만’ 마시면, 위산 분비가 촉진돼 위에 무리를 줄 수 있으며, 단백질이 부족한 ‘바나나 한 개’ 역시 아침식사로 충분하지 못하다. 과일주스 또한 주스로 갈려지는 과정에서 식이섬유가 줄어들고 혈당을 더 빨리 올릴 수 있다. 이러한 식품들은 다른 식품들과 함께 영양소 균형을 맞춘 식단으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바나나 한 개, 과일주스 한 잔으로 아침을 간단히 때우면 열량이 적어 체중 조절에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포만감이 적고 탄수화물만 있어 체중조절에 도움되지 못할 수 있다”며 “특히 단백질이나 칼슘, 철분 등의 필수 영양소가 부족해 건강한 아침식사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