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경영·프로듀서 복귀 사실 아냐”
하이브 사옥[연합]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주주가 지분 대부분을 경쟁사 하이브에 넘긴 이유는 SM을 둘러싼 ‘급박한 경영권 분쟁’으로 풀이된다.
10일 가요계에 따르면 이수만의 지분 매각 상대방으로 그간 하이브를 비롯해 카카오와 CJ 등이 거론됐다. 카카오와 CJ와는 실제 협의가 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수만이 약 2년여간 고민하는 사이 최근 SM 안팎을 둘러싼 분위기는 급변했다.
이달 SM 현 경영진이 이수만의 퇴진과 배제를 골자로 한 ‘SM 3.0’을 발표하고, 카카오가 신주 발행 등으로 SM 지분 9.05%를 확보하면서 이수만 측의 위기감은 증폭됐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에 이어 카카오까지 등판하자 이수만 측은 큰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이수만 측에 손을 내밀면서 양측의 지분 인수 논의가 급물살을 탔고, 10일 오전 주식양수도계약까지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하이브는 보도자료를 통해 “방시혁 의장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올해 초 선포한 ‘휴머니티 앤드 서스테이너빌리티’ 캠페인(탄소배출 감소 등 지속가능성 캠페인)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며 “당시 갑자기 ‘일련의 사태’로 칩거하며 고심 중이던 이수만에게 지속 가능한 K팝의 영향력 활용을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일련의 사태’란 올해 일어난 프로듀싱 종료와 경영권 분쟁을 의미한다.
이수만 현 총괄프로듀서가 경영권을 행사하진 않는다. 하이브는 “이수만이 지속해서 경영권을 행사한다거나 프로듀서로 SM에 복귀한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수만은 향후 3년간 국내를 제외한 해외에서만 프로듀싱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동시에 3년간 SM 임직원을 고용하거나 SM 아티스트와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이수만은 SM의 2023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하이브에 위임하기로 했다”며 “주주제안을 통해 하이브가 지정한 인사를 이사로 선임하는 데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SM은 지난달 15일 사외이사 비중을 이사회 과반으로 늘리는 한편, 사외추천이사위원회를 도입하고,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하는 등의 개혁 방안을 내놓았다. 이수만 역시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 확대에 동의했다는 취지로 읽힌다.
다만, 이수만은 물론 유영진·김민종 등 SM 소속 ‘베테랑’ 들이 반대해 온 현 경영진 측의 프로듀싱 개편안은 당분간 추진이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음 달로 예정된 주주총회 이전에 하이브가 공개 매수를 통해 성공적으로 SM 지분 확보를 마무리하면, 하이브는 온전하게 SM을 품게 된다. 이성수·탁영준 현 SM 공동대표이사의 임기는 다음 달로 끝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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