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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억만장자 과세’ 따르면 머스크 70조원 냈어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억만장자의 실효세율이 최소 20%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실제 과세가 이뤄졌다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 한 해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세금으로 내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재정적자 해소 방안으로 최저 15%의 법인세를 내도록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억만장자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내 제안을 통과시켜달라”고 말했다.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은 연소득 1000만달러(약 126억5000만원) 이상인 사람들에게 최소 20%의 소득세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어떤 억만장자도 학교 교사가 소방관보다 더 낮은 세율로 세금을 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억만장자 과세로 10년간 3600억달러(약 455조원)가 더 걷힐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과세 대상자가 미국 가계 상위 0.01%에만 적용될 것이며, 실제 세수의 절반 이상은 자산이 10억달러(약 1조2500억원) 이상인 초부유층에서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눈여겨 볼 대목은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의 자산에 대한 미실현 이익에 대해서도 과세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억만장자들의 실효세율이 최소 20%가 되도록 하겠단 계획이다.

만약 한 억만장자의 주식 가치가 10억달러에서 15억달러가 됐다면, 설사 소득이 한 푼도 없고 주식을 실제로 주식을 팔지 않았더라도 1억달러의 세금을 내야 한다. 억만장자 대부분이 소득보다는 자산가치 증대로 부를 누리는 점을 노린 것이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억만장자자산은 1조5000억달러(약 1900조원) 가량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극적인 예를 머스크다. CNBC방송은 2020년 테슬라 주가 상승 등으로 머스크는 약 310억달러(약 40조원)을 세금으로 냈어야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2021년엔 순자산이 1210억달러(약 153조원) 증가했으므로 약 240억달러(약 30조원)를 내야 한다. 만약 실제 낼 현금이 없을 경우 빚을 내거나 주식을 처분해 돈을 마련해야 한다.

문제는 지난해다. 테슬라 주가 급락 등으로 머스크의 순자산은 약 1150억달러(약 145조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실현 손실이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자산이 감소했다고 세금을 환불해주진 않을 방침이다. 대신 그에 해당하는 만큼 크레딧을 제공해 차후 과세를 상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어반브루킹스조세정책 연구소의 스티브 로젠탈 선임연구원은 “기술주와 변동성이 큰 자산에 세금을 적용하는 건 까다로운 일”이라고 CNBC에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은 그러나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있어 실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연방정부 차원의 과세는 어렵더라도 주정부가 자체적으로 억만장자에게 세금을 걷는 것은 가능하다.

실제 메사추세츠주는 유권자 투표를 거쳐 연소득 100만달러 이상인 개인에게 4%의 누진세를 부과하도록 주 헌법을 개정했다.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일리노이 등에서도 비슷한 부유세가 논의되고 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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