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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국제사회 제재에도 러에 군용장비 수출
항법장비·전파방해 기술 등 공급
이중용도 반도체 수출도 회복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전방위적 제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군수 장비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러시아를 지원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비영리 싱크탱크인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로부터 입수한 작년 4∼10월 러시아 세관 자료를 바탕으로, 중국 국영 방산업체들이 항법 장비와 전파 방해 기술, 전투기 부품 등을 러시아 국영 방산업체에 수출해 온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자료에 따르면 국제 제재로 대러시아 수출이 제한된 품목의 경우 지난해 2월 24일 침공 이후 8만4000건이나 러시아에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고, 러시아·중국의 제재 대상 기업 10여곳이 활발하게 무역을 벌인 사실도 드러났다.

중국 국영 방산업체 폴리테크놀로지는 작년 8월 러시아 국영 군사장비업체 JSC로소보넥스포트에 M-17 군용헬기의 항법장치를 수출했다. 같은 달 중국 푸젠 나난 바오펑 전자는 동일한 러시아 업체에 장갑차용 통신방해 망원안테나를 판매했다. 10월에는 중국 국영 항공기제조사 AVIC가 러시아의 거대 방산업체 로스텍의 자회사에 120만달러(약 15억원) 규모의 Su-35 전투기 부품을 넘기기도 했다.

또한 미국 제재 대상인 중국 시노전자는 4∼10월에만 1300건, 총 200만달러(약 25억원) 이상의 물품을 러시아에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전 수행에 필수적인 반도체 수출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반도체 대러 수출 규모는 서방의 러시아 제재 이후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으나, 수개월 만에 기존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회복했는데 이중 절반이 중국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WSJ는 이들이 중국이 러시아에 수출한 ‘이중 용도 상품(군사적 용도로 전용 가능한 상품)’ 수만 종 중 일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내오미 가르시아 C4ADS 애널리스트는 “국제적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국영 방산업체가 군사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품을 러시아 방산업체로 수출한 사실이 글로벌 무역 데이터에 포착됐다”며 “러시아 업체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바로 이런 형태의 부품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와 관련 “러시아는 자국의 안보 확립과 특수 군사작전 수행에 필요한 기술적 잠재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미국은 제재 불참국 탓에 대러시아 제재의 효과가 갈수록 약해지자 동맹국, 파트너들을 상대로도 압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당국이 현재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튀르키예·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상대로도 제재 엄수를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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