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전 마르타 에밀리아 '빠띠' 알타미라노(20) 모습 [인터넷 캡처 사진]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최근 아르헨티나 산후안주 빙하에서 찾은 시신이 42년 전 사고로 숨진 마르타 에밀리아 '빠띠' 알타미나로라고 다수의 아르헨티나 현지 매체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 등에 따르면 마르타는 사고 이후 42년만에 다른 산악인들에 의해 빙하에 갇힌 채 발견됐다.

아직 유전자 검사가 남았다. 하지만 세로 메르세다리오 지역에서 지난 40여년간 여성 산악인 실종 사고가 접수된 바 없어 이미 발견 직후부터 가족들은 이 시신이 마르타일 것으로 믿고 있다. 소지품과 인상착의 확인 후 더욱 확신하게 됐다.

사망사고 당시 함께 등반한 언니 코리나는 현지 지역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이제야 동생이 편하게 쉴 수 있을 것 같다"며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마르타의 사연은 이랬다.

지난 1981년 3월 언니인 코리나, 당시 20세였던 여동생 마르타, 이탈리아 남성 산악인 셋은 미주대륙에서 8번째로 높고 아르헨티나에서 2번째로 높은 세로 메르세다리오(6720m) 등정에 도전했다.

사고가 난 날은 맑은 날이었다. 빙하 벽의 3분의 2 지점 정도였다.

순간, 1초의 찰나에 코리아는 다른 쪽에서 빙하 벽을 오르던 동생 마르타의 비명과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코리나는 마르타가 죽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 높이에서 떨어지면 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코리나와 지인은 서둘러 하산했다. 마르타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어둠이 드리웠다. 둘은 다음 날 오전 시신을 마주했다. 빙하의 크레바스로 시신을 옮길 수는 없었다.

결국 시신을 두고 하산했다. 당국에 신고한 후 전문가들과 마르타의 시신을 찾기 위해 나섰다. 찾지 못했다. 이미 온 세상이 눈에 뒤덮였다.

가족들은 이듬해 산악인 지인들과 다시 그 장소를 찾았지만 마르타의 시신 찾기에는 실패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42년 후에서야 발견된 것이다.

유전자 검사가 끝나면 가족들은 시신을 고향인 투쿠만주로 옮겨 부모와 친구들과 마지감 인사를 나누게 할 계획이다. 이후 다시 세로 메르세다리오로 가서 유해를 뿌려줄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나는 "동생은 만약 산에서 죽으면 유해를 멘도사주에 있는 산악인들의 무덤 또는 떨어진 지점에 뿌려달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