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걸으면 돈 버는 용돈벌이” 만보 채우려 ‘휴대폰 그네’ 태운다
휴대폰을 흔들어 걸음 수를 올려주는 '걷기 기계' [인터넷 캡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만보 걷기 ‘짠테크’ 힘드시죠? 이 기계 쓰면 금방 채워요. 하루 오천보 걷기도 힘들었는데, 정말 좋습니다.”

걸어서 100원 안팎씩 돈을 버는 ‘걷기 앱’이 인기를 끌면서 이젠 이런 기계까지 인기다. 휴대폰만 자동으로 걷기를 채우는 ‘걷기기계’. 작동 형태가 그네를 닮아 ‘휴대폰 그네’라고도 불린다.

일종의 ‘꼼수’인데, 인기가 대단하다. 기계 가격을 감안할 때 40번 정도만 쓰면 본전은 뽑을 수 있다.

휴대폰을 흔들어 걸음 수를 올려주는 '걷기 기계' [인터넷 캡처]

건강도 챙기고 돈도 벌자는 ‘걷기 짠테크’의 원래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 애꿎은 휴대폰만 쉼없이 운동하는 셈이다.

‘휴대폰 그네’, 걷기 기계의 원리는 간단하다. 휴대폰의 흔들림에 따라 걸음 수가 측정되는 원리를 이용, 걸음으로 인식될 만큼 휴대폰만 자동으로 흔들어주는 기계다.

걷기 기계가 출시된 건 꽤 오래 전이다. 하지만 짠테크 관심이 늘면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심지어 만보기보다 더 인기다. 네이버 데이터랩의 지난 1년간 쇼핑 검색어 통계를 보면, 2021년만 해도 만보기 클릭량이 걷기기계를 앞섰지만, 작년 9월부터 걷기기계 클릭량이 만보기를 크게 앞질렀다.

네이버 데이터랩의 쇼핑 검색어 클릭량 추이. '걷기기계'(초록색)의 클릭량이 작년 9월께부터 '만보기'(분홍색)을 앞지르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 캡처]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윤모(57) 씨는 “요즘 직장 동료들 사이에선 휴대폰 그네 등을 사용해 하루 걸음 수를 얼만큼 채웠는지가 화제”라고 전했다.

걷기 기계의 가격은 6000~1만2000원대이다. 사실 계산해보면 본전을 뽑는 일도 쉽지만은 않다. 예를 들어 적립형 만보기 앱 ‘캐시워크’는 100보당 1캐시씩, 하루 최대 1만보(100캐시)까지 쌓인다.

100보당 보물상자를 클릭해야 적립되고, 100캐시를 얻어도 고스란히 100원으로 쓰지 못할 수도 있다. 4500원인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을 캐시워크에선 6300캐시로 구입해야 하는 식이다.

KB스타뱅킹 어플은 하루 1만보(주간 7만보 이상)를 넘기면 500포인트를 지급한다. 토스는 하루 최대 140원을 모을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휴대폰 자동 걷기기계. 6000~1만3000원대다. [네이버 쇼핑 캡처]

요즘은 은행 우대 금리에도 걸음 수가 중요하다. 우리은행의 데일리워킹 적금은 기본 금리 1%에, 하루 1만보를 걸으면 금리가 연 10% 금리가 추가돼 11% 금리가 적용된다.

이 상품은 매일 1만원씩 6개월 간 적금하는 상품으로, 만약 6개월 동안 매일 1만보씩 걸었다면 6개월 뒤 받는 적금 이자는 약 4만8000원이다.

서비스마다 조건과 보상이 다 다르지만, 토스 하루 최대치(140원)을 기준으로 보면, 40회 정도 걷기 기계를 사용하면 기계 값을 벌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여러 앱을 중복해 사용하면 더 빨리 기계 값을 벌 수도 있다.

KB매일걷기(왼쪽)과 토스만보기 앱 화면 [인터넷 캡처]

걷기 기계 사용자가 크게 늘어나면 문제가 될 소지도 있다. 사용자가 대거 늘어나고 기계를 사용해 전문적(?)으로 현금화하는 이들까지 나오면, 걷기 앱 등을 운영하는 업체로선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한 사용자는 “걷기 기계를 사용하는 것 뿐 아니라 아예 걸음 수를 조작하는 앱까지 서로 공유되고 있다”며 “이 같은 노하우를 서로 알려주는 추세”라고 전했다.

address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