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시민을 습격해 다치게 한 애완 앵무새. [BBC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대만에서 애완 앵무새가 시민을 습격해 부상을 입히는 바람에 앵무새의 주인이 1억여 원을 물게 됐다.

영국 BBC 방송이 31일(현지시간) 대만중앙통신(CNA)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대만 타이난 지방법원은 앵무새의 습격을 받은 린모 씨가 앵무새 주인 황모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 황씨가 마땅히 취했어야 할 주의 조치를 소홀히 했다며 304만 대만달러(약 1억1200만 원)를 린씨에게 물어주라고 판결했다. 또 황씨의 과실치상 혐의도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2개월을 선고했다.

앵무새 주인인 황씨는 2020년 7월 13일 저녁 구이런구에서 자신이 기르는 앵무새 두 마리를 잠시 풀어 하늘로 날려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 중 한 마리가 인근 도로에서 조깅을 하던 린씨의 어깨에 날아가 앉았다.

린씨는 키 40㎝, 양 날개 길이 60㎝에 이르는 커다란 새가 날개를 퍼덕이며 뒤통수를 할퀴어오자 깜짝 놀라 바닥으로 넘어졌고, 고관절 탈구와 골반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성형외과 의사로 일하던 린씨는 앵무새 주인 황씨를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하고, 입원과 치료 등으로 총 반년간 일을 하지 못했다며 이에 따른 금전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그의 변호사는 TVBS 뉴스 인터뷰에서 "린 박사는 지금 걸을 수는 있지만, 오래 서 있으면 저린 증상이 온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법원 관계자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매우 희귀한 사건"이라며 "지난 10년간 이런 민사소송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황씨는 1억여 원의 배상액 규모에 반발, 항소할 방침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