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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용차로 관광’ 논란 日 기시다 장남, “각료 줄 기념품 샀다”...받은 장관은 “사적인 일”
기시다 총리, 프랑스·영국서 G7 정상회의 세일즈 동안
아들은 현지 대사관 관용차로 시내 견학?
관방부 “개인 관광 아닌 기념품 구입·공적 업무”
각료 절반이 “기념품 받았다”지만 “개인적인 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장남인 쇼타로씨. [NHK]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그의 장남이자 총리 비서관인 쇼타로(32)씨가 유럽 출장 중 관용차로 관광지를 둘러본 일로 인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올해 주요 7개국(G7) 의장국을 맡은 기시다 총리는 지난 9~15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북미 5개국을 순방했다. 총리 정무 비서관인 아들도 동행했다. 중책인 정무 비서관에 아들을 앉힌 지 3개월 가량 지난 시점이었다.

일본 주간지 슈칸신초는 지난 26일 최신호에서 ‘기시다 총리의 장남 비서관, 외유 때 관광 삼매경’이란 제목의 기사를 냈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가 9일 하루 동안 파리에서 유네스코 사무국장, 헌법재판소장, 국제에너지기구 사무국장 등을 만나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과 만찬 회담을 하는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쇼타로씨는 현지 일본 대사관 측에 ‘파리 시내 관광지를 둘러보고 싶다’고 요청했다고 한다. 대사관은 그를 관용차에 태워 파리의 명소와 유명 식당을 방문했다. 쇼타로씨는 영국 런던에서도 ‘시내를 견학하고 싶다’고 했고, 대사관의 관용차로 빅벤이나 버킹엄궁, 해롯 백화점 등을 둘러봤다고 신초는 전했다.

논란이 일자 쇼타로 비서관은 관용차로 기념품을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일본 정부는 “개인 관광 등은 일절 없었다. 기념품 구입도 공적 업무다”고 편 들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0일 각료를 비롯해 관계자에게 줄 기념품을 개인 돈으로 산 것이라고 밝혔다.

31일 NHK에 따르면 각료의 절반 가량이 총리로부터 기념품을 받은 것을 인정했지만, 선물이 무엇이었는 지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사적인 일”이라고 함구했다.

마츠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기념품을 받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개인적인 것이기도 하고 일방적으로 대답하는 건 삼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사나 경제안보담당 장관은 받았다고 하면서도 “기념품 내용을 말해 버리면 남녀가 서로 다르거나 하면 화나는 것 아닌가”라며 더이상의 말을 삼갔다. 그런가하면 나가오카 게이고 문부과학상은 외유 때 늘 기념품을 받는 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평소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기시다 총리가 나랏돈이 아닌 개인 돈으로 각료 선물을 챙긴 것이라 해도 현지 대사관 관용차를 이용해 쇼핑을 한 건 잘못이란 시각도 있다.

이참에 해외 출장 길에서 단체 기념품을 사오는 문화를 없애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타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총리와 각료가 출장 때 기념품을 사서 나눠주는 문화 그 자체를 그만 두면 안되는가"라고 말했다.

쇼타로 비서관은 기시다 총리의 3남 중 장남이다. 그는 게이오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미쓰이물산에서 일하다가 2020년 부친의 의원 사무실 비서가 됐다. 지난해 10월 개각 때 총리 정무비서관에 임명됐다. 기시다 총리 자신도 조부, 부친이 모두 의원을 지낸 히로시마 지역구를 물려받은 3대째 세습 정치인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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