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찰이 지난 26일 공식 페이스북에 공개한 사진. 경찰 관계자로 보이는 인물이 길 잃은 할머니를 업고 이동하고 있다. [부산경찰 페이스북]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최근 부산 경찰이 길을 잃은 치매 할머니를 보호자에게 무사히 인계했다는 미담이 뒤늦게 역풍을 맞고 있다. 앞서 부산 동부경찰서 관할 지구대가 한파에 70대 노인을 내쫓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여주기식 아니냐’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부산 경찰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는 "설날 당일 아흔이 다 된 연세의 할머니가 두꺼운 외투도 걸치지 않은 채 나오셨다가 길을 잃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과 함께 공유된 사진에는 경찰관이 할머니를 업고 가고 있는 모습도 담겼다.

부산 경찰은 "넘어지셨는지 타박상고 있어 119 구급대원에게 요청해 응급조치 후 보호자에게 안전히 모셔다드렸다"고 덧붙였다.

훈훈한 미담으로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SNS에서만 한없이 다정한 경찰", "정말 어이없는 연출쇼 잘 봤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그 이유는 지난해 12월14일 부산의 한 지구대에서 벌어진 일이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기때문이다.

그날 0시5분께 마지막 기차를 놓친 70대 할머니 A씨는 추위를 피하기 위해 부산 동부경찰서 관할의 한 지구대를 찾았다가 40여분 만에 쫓겨났다. 당시 근무하던 경찰관은 A씨를 끌어낸 뒤 지구대 문을 걸어 잠근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씨는 다른 경찰서를 찾아 몸을 녹이다가 첫차를 타고 귀가했다.

이후 할머니 A씨는 이후 자신을 내쫓은 경찰관들을 고소했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관내 지구대를 방문한 민원인을 지구대 밖으로 퇴거시킨 일에 대하여 민원인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