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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이브스루? 이제는 자동판매기가 대세…美서 시작된 맥도날드의 진화
스마트폰 앱으로 선주문…로봇 팔이 건네주는 해피밀
“스타벅스에서 보자”는 옛말…드라이브스루 매장만 낸다
직원 고용 줄이고 자동화 시스템으로 수익성 개선
WSJ, “일종의 도박…소비자 패턴 안 바뀔 것 예상”
미리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한 음식을 컨베이어벨트가 밀어내 전달하고 있다. [맥도날드 제공]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맥도날드, 스타벅스, KFC, 타코벨. 앞으로 미국의 유명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편하게 앉아 식사를 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테이크아웃 수요의 폭발을 경험한 외식업계는 앞으로의 사업 방향을 확실하게 잡은 듯하다. 드라이브스루를 넘어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선주문, 컨베이어벨트화된 매장에 들려 로봇 팔이 들려주는 음식을 받는 날이 멀지 않았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NPD 그룹은 2022년 미국 패스트푸드점에서 이뤄진 주문의 85%가 포장(taken to go)됐다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 발병 초기인 2020년의 최고치 90%에서 감소한 것이지만, 여전히 견조한 수치다.

캐주얼한 좌식 업소나 카페 문화로 유명한 식당들도 앞으로 내부 좌석이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커피 공룡’ 스타벅스 매장에서 한 손님이 테이크아웃잔을 들고 나서는 모습[WSJ]

오랫동안 일과가 끝난 후 사람들이 모이는 ‘제3의 장소’를 표방했던 스타벅스는 앞으로 3년 안에 배달이나 픽업 서비스만 갖춘 400여개의 미국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뷰에서 “스타벅스의 정체성을 완전히 반전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드라이브스루 개념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오랫동안 동안 뿌리를 내려온,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1948년에 문을 연 인앤아웃(In-N-Out) 버거가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는데, 고객들이 양방향 스피커 박스를 사용하여 차에서 주문할 수 있도록 했고, 내부에는 좌석이 없었다.

2020년대에 드라이브스루는 완전히 보편적인 식문화로 자리매김했다. 맥도날드는 매출의 90% 가까이를 창출하고 있으며, 1만3435개의 지점 중 95%에 드라이브스루 시스템을 갖췄다. 2021년부터는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주문하도록 유인하는 로열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크리스 켐프진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인터뷰에서 앞으로 식당(내부 좌석)이 없는 형태를 포함한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추가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렇게 하면 매장 유지비와 직원 인건비가 덜 들기 때문에 수익성을 높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지난 달에 문을 연 텍사스 포트워스 교외의 맥도날드는 회사가 나아갈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텍사스 포트워스에 새로 문을 연 맥도날드 매장.[맥도날드 제공]

이 곳은 맥도날드 앱에서 미리 주문하는 고객을 위한 자동 배송 시스템을 갖췄는데, 소비자가 “선 주문” 차선에 있는 창문으로 차를 세우면, 컨베이어가 돌고, 로봇 팔이 음식과 음료를 전달한다. 물론, ‘인간’ 직원과 말로 소통해 기존 방식으로 주문하는 고객을 위한 드라이브스루 차선도 따로 있다.

WSJ는 맥도날드의 새로운 매장을 접한 미국 소비자들이 “하나의 거대한 자동판매기 같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스타벅스는 2018년부터 화장실을 일반 대중에게 개방하면서 카페를 시민 참여를 위한 만남의 공간으로 홍보해온 회사다. 맥도날드보다 비대면 전환이 더욱 어려운 업종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변화하기로 결정했다. 스타벅스의 목표는 드라이브스루를 주요 판매 수단으로 삼아 향후 3년 동안 700개의 미국 매장을 추가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모습의 카페는 오늘날 61% 비중에서 2025년까지 54%로 감소할 예정이다.

타코 벨과 KFC의 모회사인 얌 브랜드(Yum Brands Inc.)는 지난 달 투자자들에게 새로 지을 지점에서 적용될 디자인을 공개했는데, 개중엔 4개의 드라이브스루 차선이 있는 타코 벨과 공중 화장실이나 좌석이 없는 단순 오픈키친 형태의 KFC가 있었다. 데이비드 깁스 CEO는 인터뷰에서 “오늘날의 소비자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포맷을 혁신중”이라고 말했다.

드라이브스루 차선만 4개인 타코벨 매장.[얌브랜드 제공]

치폴레도 2023년 255~285개 식당을 열 계획이며, 이 중 최소 80%는 회사가 ‘치포틀레인’이라고 부르는 온라인 전용 주문 차선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WSJ는 미국 프랜차이즈 업계가 일종의 도박을 건 셈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가 끝나도 소비자들이 테이크아웃에 길들여져 쉽게 경로를 바꾸지 못할 것이란 쪽에 내기를 걸었다는 것. 집에서 타는 사이클 운동, 집에서 OTT로 보는 영화 시청 경험, 온라인과 TV 홈쇼핑으로 주문하는 쇼핑이 대세가 된 것처럼, 업계는 식문화 또한 같은 경로를 밟을 것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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