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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 옷장 속 캐시미어 100%…“랄프로렌이 재활용 해드립니다”
지속가능 재활용 프로그램 가동한 랄프로렌
이탈리아로 보내진 헌 옷, 다시 고급 섬유로 재탄생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지난 24일부터 미국과 영국, 그리고 유럽연합 국가에 사는 사람들은 옷장 속 낡은 캐시미어 스웨터를 지속가능한 패션산업에 기여하는데 쾌척할 수 있게 됐다.

2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패션 브랜드인 랄프 로렌은 캐시미어 재활용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일부 국가에 국한되긴 하지만, 소비자들은 랄프 로렌 웹사이트에서 우편 라벨을 인쇄해서 캐시미어100% 의류를 무료로 택배 보낼 수 있다.

이 옷들은 파타고니아, 스텔라 매카트니, 아일린 피셔 등을 포함한 패션회사들에 실과 직물을 납품하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리베르소(Re-Verso)로 보내진다. 소비자들이 직접 패션 및 섬유 브랜드들이 탄소발자국을 줄이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아쉽게도 캐시미어 100% 제품에 한해서 재활용이 이뤄지기 때문에 울, 합성섬유가 조금이라도 섞이면 반려될 가능성이 높다.

클레어 버그캄프 섬유업계 전문가는 “다양한 섬유가 혼합된 제품은 현재의 기술로는 재활용이 어렵다”며 “단, 순수 캐시미어처럼 단일 재료를 수집한다면 높은 품질의 새로운 섬유(이 경우 캐시미어)로 재탄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Re-Verso는 10년 가까이 의류 공장에서 수집한 중고 캐시미어, 즉 폐자재를 재활용해 왔다. 회사의 마케팅 책임자인 마르코 시뇨리니는 “이번 랄프로렌이 주도하는 프로그램은 개별 소비자로부터 직접 조달되는 최초의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며 “작년까지는 1년에 약 600톤의 캐시미어를 재활용하고 있는데, 올해는 이 수치가 증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랄프로렌은 재활용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지는 캐시미어에 대한 독점권이나 소유권을 갖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고생만 하고 남 좋은 일 시키는 것 아니냐는 물음이 드는 대목이다.

하지만 NYT에 따르면 랄프 로렌이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동기가 완전히 이타적인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C2C(Cradle to Cradle: 요람에서 요람까지) 인증을 받은 자사 995달러(약 118만원)짜리 퍼플라벨 캐쉬미어 크루넥 스웨터를 선보인 것과 관련이 있다. C2C 제품 혁신 연구소는 엄격한 과학 기반 방법론을 사용해 물질 건강, 제품 순환성, 청정 대기 및 기후 보호, 물과 토양 관리, 사회 공정성 등 5개 항목에 걸쳐 제품을 평가, 인증을 발급해준다. 즉,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인증을 받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995달러짜리 캐시미어 스웨터는 랄프 로렌이 2025년까지 C2C 인증을 목표로 하는 5대 핵심 제품 중 첫 번째 제품이다. 랄프로렌 측은 C2C 제품이 곧 자사 전체 캐시미어 매출의 약 20%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는 캐시미어 스웨터를 3000달러(약 370만원)에 파는 로로피아나와 같은 최고급 브랜드만이 이런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킨다고 홍보해왔다. NYT는 연간 62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대중 패션 브랜드인 랄프 로렌의 행보가 패션계에 미칠 파장에 주목되는 지점이라고 언급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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