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정말 재미있다고 느낀 작품은 대부분 한국 작품이다. (일본은)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 인기 배우 사토 타케루)
“콘텐츠 강국이였던 일본이 왜 한국 처럼 못 만드냐, 한국을 이젠 배워야 할 신세다” (일본 넷플릭스 이용자)
“ 우리보다 한수 아래로 봤던 한국에 굴욕 당하고 있다” (일본 넷플릭스 이용자)
일본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 한국도 아닌 일본에서 한국 콘텐츠끼리 1위싸움을 하고 있다. 일본 넷플릭스에서 장기간 흥행을 이어온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더 글로리’가 12일 만에 시청순위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더 글로리’를 끌어내린 새 작품 역시 또 다른 한국 콘텐츠여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 한국 콘텐츠 열풍이 불고 있다.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자의 복수극을 그린 ‘더 글로리’는 이달 13일부터 일본 넷플릭스 TV 쇼 부문 1위를 지켜왔다. 이후 지난 24일부터 배우 남궁민, 이청아, 설현 주연의 ‘낮과 밤’이 새롭게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낮과 밤’은 지난 2020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국내에서 tvN을 통해 방영된 작품이다. 28년 전 한 마을에서 일어난 의문의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극이다.
넷플릭스는 방영 후 2년이 지난 이달 20일부터 일본에서 서비스를 개시했다. 2년 전 작품이지만 유독 일본 이용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공개 4일 만에 현지 넷플릭스 순위 1위에 등극한 것이다.
작년에도 일본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가 인기 차트를 장기 집권해왔다. 한국 콘텐츠의 위상이 공고한 만큼 일본 OTT 시장에서 높은 화제성을 이어갔다.
1월 ‘그 해 우리는’을 시작으로 2월 ‘지금 우리 학교는’, 3월 ‘소년심판’, ‘서른, 아홉’, ‘기상청 사람들’, 4월 ‘사내맞선’, 6월 ‘의사요한’, 7~9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태원 클라쓰’, 10월 ‘작은 아씨들’까지 한국에서 제작된 콘텐츠들이 줄곧 일본 넷플릭스 시청순위 최상단을 점령해왔다.
일본의 인기 배우 사토 타케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드라마를 추천해달라는 팬의 질문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꼽으며 “일본 작품을 추천하고 싶지만 정말 재미있다고 느낀 작품은 대부분 한국이나 미국 작품”이라며 “(일본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국 콘텐츠를 향한 일본 이용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이젠 역으로 일본 콘텐츠업체들이 한국 콘텐츠 배우기에 열을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이 일본 콘텐츠를 따라하거나 베끼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젠 K콘텐츠의 경쟁력이 일본에서 뿐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을 만큼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