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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조사·다른해석… 김기현 vs 안철수 이번엔 ‘해석전쟁’ [이런정치]
김기현 ‘연속 3회 1위’·안철수 ‘나경원표 흡수’ 기대감
김기현 지지층, 보수·경상권·40대 이상 고령층 지지 높아
안철수, 30대 미만·수도권·중도진보 지지층 다수 분석
당원 100% 룰 탓…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 결과 크게 다를 것
경상권 국힘 당원 비중 40%로 압도적… 김기현 낙승 전망 多
김기현 의원(왼쪽)과 안철수 의원(오른쪽)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구도가 어느정도 구체화 됐다. 그러자 현재까지 ‘양강’을 구성하고 있는 ‘김기현·안철수’, ‘안철수·김기현’ 양강 후보의 난타전이 빚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안 의원을 ‘철새’라 몰아붙였고, 안 의원측은 김 의원에게 ‘단일화도 잘못이냐’고 반박했다. 같은 여론 조사 결과를 두고도 김 의원은 ‘김기현 대세론’ 해석을 내놓은 반면, 안 의원측은 ‘나경원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해석했다.

▶김기현 ‘3회 연속 1위’ 강조= 김 의원측은 27일 오전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조사한 자료를 근거로 ‘김기현 의원이 3회 연속 1위’라고 강조하는 것을 골자로 한 보도자료를 작성,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이날 조사는 지난 25~26일 전국 성인남녀 1009명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층 422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김기현 의원이 40.0%로 1위를 기록했고, 안철수 의원이 33.9%, 유승민 전 의원이 8.8%, 황교안 전 총리 4.7%, 윤상현 의원 3.2%, 조경태 1.8% 순이었다.

김 의원측이 이날 조사 결과 발표에서 주목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높은 계층에서 김 의원에 대한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는 점이다. 김 의원측은 당원 표심에 더 가까울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적극 지지층, 즉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매우 잘한다’고 응답한 적극지지층에서 김 의원 지지율이 56.3%, 안 의원 지지율은 27.4%였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측은 “1~2위 간 격차가 두 배 이상으로 더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측은 또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도 김 의원을 지목한 응답은 지난 2차 조사에서의 44.4%보다 4.1%포인트 상승한 48.5%로 나타나 50%대에 근접했으며, 안 의원은 28.7%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김기현 캠프측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당원들의 진심이 뚝심과 소신으로 정통보수의 뿌리를 지키며 ‘영원한 당원’으로서 자리매김한 김기현 의원에게 향하고 있다”고 했다.

[리얼미터]

▶안철수, 나경원표 흡수 ‘해석’=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 대해 다수 언론은 나경원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지지 후보를 잃어버린 ‘나경원표’가 안 의원에게 투사됐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날 여론조사에서 직전 조사와 비교해 관심을 끈 대목은 안 의원 지지율이 직전 주 대비 10% 넘게 급등했다는 점이었다.

이날 리얼미터 조사에선 김기현 40.0%, 안철수 33.9% 등 순이었는데 지난주와 이번 조사를 비교해보면 김 의원의 지지율은 0.3%포인트 하락한 반면, 안 의원 지지도는 16.7% 수직상승했다. 김 의원과 안 의원의 후보 간 지지도 차이는 6.1%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번 조사는 나 전 의원이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한 후 처음 실시된 여론조사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도 “기존 나경원 전 의원 지지층이 안철수 의원에게 좀 더 간 것으로 추정된다”며 “초선 의원 연판장 사건 등 ‘윤핵관’과의 충돌 영향으로 김기현 의원보다는 안철수 의원에 좀 더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왼쪽)과 안철수 의원(오른쪽) [연합]

▶경상권 김기현·수도권 안철수=리얼미터 조사를 보다 세부적으로 분석해보면 김기현 의원의 주 지지층은 지역별로는 경상·충청권이, 40대이상 고연령층에서 다수로 분석된다. 지지 성향 별로는 자신의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답한 층에서 김 의원 지지율이 높았다. 반면 안 의원의 경우 수도권에서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30대 이하층에서 지지세가 강했으며, 정치성향별로는 중도 보수층에서 호응이 강했다.

지역별 구분에서 김 의원 지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된 곳은 부·울·경 등 경상권이었다. 부울경에서의 김 의원 지지율은 47.6%로 나타났고, 안 의원 지지율은 28.3%에 그쳤다. 연령별로 보면 김 의원 지지율이 가장 높은 층은 40대로 62.9%를 기록했고, 안 의원 지지율은 12.0%에 그쳤다. 김 의원은 보수 지지층에선 42.7%의 지지율을, 안 의원은 29.9%의 지지율을 보였다. 중도층에서도 김 의원(42.6%), 안 의원(38.1%)로 집계됐고, 자신의 정치 성향을 진보라고 밝힌 측에선 김 의원(36.5%), 안 의원(35.5%)로 나타났다.

김 의원이 별도 보도자료를 만들어 홍보에 공을 들인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과의 교차 분석상에선 윤 대통령에 대한 호감이 클수록 김 의원에 대한 지지율 역시 높아지는 정의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윤 대통령이 ‘매우 잘한다’는 지지층에선 김 의원 지지율이 56.3%였고, 안 의원 지지율은 27.4%에 그쳤다. 반대로 윤 대통령이 ‘매우 못한다’는 응답층에선 김기현(12.1%), 안철수(36.5%), 유승민(50.8%)으로 각각 집계됐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윤상현 페이스북]

▶나경원 빠지자 김기현vs안철수 ‘진흙탕’ 공방= 나 전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뒤 김기현-안철수 공방은 격화 일로다. 주변 후보들까지 가세해 양측의 진흙탕 공방을 말려야 할만큼 양측은 거센 말폭탄을 주고 받으며 서로를 향한 비수를 날리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4일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당의 화합을 강조하며 “여기 기웃, 저기 기웃 정치인의 삶을 살아오지 않아서 그렇게 말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을 ‘철새 정치인’으로 저격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인천 라마다 송도호텔에서 열린 인천경영포럼 강연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 때 열심히 도운 게 잘못이고 대통령과 단일화해 정권 교체를 한 것도 잘못이었다는 말인가”라며 “당원들이 보기에 옳지 않은 말"이라고 반박했다.

‘김기현-안철수 갈등’이 격화 조짐이 보이자 윤상현 의원은 김 의원 비판에 나섰다. 윤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김기현 의원이 ‘철새 정치’, ‘여기 기웃 저기 기웃’이라며 인격 모독성 발언으로 경쟁자를 비난했다”며 “이런 논리라면 윤석열 대통령까지 비난하는 셈이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검찰총장일 뿐만 아니라 우리 당이 배출한 두 대통령을 구속시켰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일침했다.

조경태 의원도 “이번 전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특히 당원들의 힘이 빠져있다. 김빠진 맥주는 맛이 없다. 김빠진 전대가 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활기 있게 해야 한다”며 “전당대회는 단순히 패자와 승자를 가리는 선거가 아니라 당원 모두가 승리하기 위해 당심을 모으는 ‘축제의 장이다. 도를 넘는 경쟁과 분열을 즉각 중단해 주시라”고 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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