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논문쓰고 코딩까지 ‘척척’...일상 파고든 ‘대화형 AI’
인간처럼 생각하고 쓰는 AI챗봇 인기몰이
“프로그래머·변호사도 AI와 경쟁하는 시대”
MS, 오픈AI에 100억弗 투자...구글 초긴장
IT업계 ‘게임체인저’ 기대 속 투자쏠림 현상
교육계 커닝·표절 골머리 ‘챗GPT 퇴출’ 선언
일상적 기계적 작업 대체...저작권 등엔 혼란
마이크로소프트(MS)는 23일(현지시간)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대한 새로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두 회사의 파트너십 체결은 2019년과 2021년에 이어 세 번째다. 오른쪽 사진은 학교 숙제를 하고 있는 학생의 모습. 챗GPT를 이용해 과제를 하거나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이 증가하면서 최근 미국에서는 교내 챗GPT 사용을 금지하는 학교들이 늘고 있다. [AFP]

Q. “네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A. “나는 인간과 기술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바꿀 잠재력이 있지” (챗GPT)

‘인간처럼 생각하고 쓰는’ 인공지능(AI) 챗봇 ‘챗GPT(ChatGPT)’ 열풍이 거세다. 지난해 11월 첫 서비스가 공개한 후 5일만에 100만명의 사용자를 끌어모은데 이어 이달 22일 기준 일사용자수가 1500만 명에 달하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챗GPT는 머신러닝 기법을 바탕으로 이용자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대답하는 대화형 AI다. 실제 인간과 상당히 비슷한 대화를 구현하며 코딩이나 작곡, 글쓰기 등 ‘창작물’까지도 내놓는다.

챗GPT는 이제 높은 접근성까지 장착하며 분야를 막론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챗GPT 열풍과 함께 AI를 둘러싼 빅테크 간의 경쟁도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다만 다방면에서 사람의 영역을 대체하면서, AI를 어디까지 활용해야 할지를 놓고 각 분야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얼어붙은 빅테크도 녹인 AI...MS 또 ‘통큰’ 배팅=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피터 틸 클래리엄 캐피털 사장, 리드 호프먼 링크트인 회장, 샘 올트먼 와이컴비네이터 사장 등이 ‘디지털 지능’ 개발을 목표로 2015년 설립한 비영리 회사다. 현재는 누구나 무료로 가입하고 테스트할 수 있다.

IT업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오픈AI에 투자도 몰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오픈AI에 대한 새로운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양 사가 투자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외신들은 투자 규모가 수년간 총 100억달러(12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달 초 데이터 분석기업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생성형 AI’분야는 최소 78건, 총 137억달러(약 17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생성형 AI’ 스타트업인 재스퍼와 스태빌리티AI 등은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모았다. 반면 검색 엔진의 ‘절대강자’ 구글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MS가 오픈AI와 손 잡으면서 구글의 사업에 위협이 될 것이란 위기감 때문이다. 일선에서 물러났던 창업자들이 돌아와 챗GPT 대응에 머리를 맞댔다.

뉴욕타임스(NYT)는 구글이 3년 전 회사를 떠난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을 소환해 경쟁사의 AI 신기술 도입에 맞선 구글의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MS는 자체 검색엔진 ‘빙’과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 등 전 제품에 챗GPT 같은 AI 기능을 넣을 계획이다. NYT는 “챗GPT가 구글을 흔들어놨다”고 전했다.

▶숙제도 시험도 무용지물, ‘교내 챗GPT 사용 금지’ 확산=챗GPT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사용이 간편하며, 심지어 사람이 실제 말하는 것처럼 친숙한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AI와 일상의 벽을 순식간에 무너뜨렸다. 신용카드 사기를 식별하거나, 광고 타깃을 설정하는 등 주로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해왔던 기존의 AI와는 분명히 다른 형태다.

챗GPT의 등장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은 곳은 다름 아닌 학교였다. 문제의 정답을 알려주고, 몇 분만에 에세이를 써버리는 챗GPT를 학생들이 과제나 시험에 활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챗GPT의 ‘능력’은 이미 여러번 검증됐다. 지난 21일 미 와튼스쿨 맥 혁신경영 연구소가 진행한 실험에서 챗GPT는 학교 졸업에 필수적 시험에서 합격점을 받아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시험삼아 낸 고등학교 영어 에세이 문제를 몇 초만에 800단어 분량으로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챗GPT의 ‘능력’을 이용한 학생들의 컨닝과 표절 문제는 교육계의 최대 숙제로 부상했다. 학교는 부정 행위를 막기 위해 챗GPT의 ‘퇴출’을 선언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초 뉴욕시 교육부는 모든 공립고등학교에 챗GPT 사용을 금지했고, 로스앤젤레스와 시애틀 일부 학교 역시 “학문적 정직성 보호”를 위해 교내 챗GPT 접속을 차단한 상태다.

더불어 교육 방식에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NYT는 챗봇의 등장 이후 최근 대학가에서 컴퓨터로 작성한 에세이를 구두시험이나 조별작업으로 대체하거나 자필로 쓴 결과물을 요구하는 교수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는 “챗GPT의 등장은 숙제 자체의 종말을 선언하게 만들었다”면서 “교육 방식이 새 기술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AI가 글도 쓰고 코딩도 한다는데...내 직업은 안전할까=‘인간과 같은 AI’가 대중화되면서 AI가 대체할 수 있는 직업들이 사라질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도 제기된다. 최근 미 기술매체 기즈모도는 AI와 경쟁해야할 직업으로 아티스트, 카피라이터, 변호사, 컴퓨터 프로그래머, 기자 등을 꼽기도 했다.

데이비드 오토 MIT 노동경제학 교수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AI의 역할론과 관련해 정말 중요한 것은 AI가 인간이 가진 전문지식의 가치를 높일 것이냐, 아니면 인간을 대체할 것이냐의 문제”라며 “소프트웨어가 인간의 노동력을 평가절하할 것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챗GPT가 인간의 창의력까지 대체할 수는 없으며, AI의 역할이 기계적인 작업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에릭 브린욜프슨 스탠퍼드 디지털경제연구소 소장은 블룸버그에서 “챗봇은 많은 일상적이고 기계적인 유형의 작업을 없앨 것이며 동시에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더 창의적인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챗GPT는 ‘글을 쓰는 기계’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AI가 가져올 진정한 ‘폭풍’은 아직 멀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윤리적 범주와 저작권 등 법적인 테두리에서 AI가 가져올 혼란의 크기는 여전히 계산 밖의 문제로 남아있다. 출처가 불분명한 챗봇의 생산물이 이미 세상에 공개되고 있고, AI가 학습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각종 저작물을 둘러싼 저작권 소송도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오픈소스 AI 스타트업 허깅페이스의 연구원이자 윤리학자인 마거릿 미첼은 “우리는 지금 적응이 필요한 과도기를 겪고 있다”면서 “폭풍의 기미가 보인다”고 밝혔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