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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당이나 해봐?” 너도나도 20대 사장님, 실상은 가장 많이 망한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3년간 모은 돈이 1억5000만원인데 회사생활도 지겹고 창업하면 돈 좀 더 벌까요?”(20대 직장인)

창업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글이다. 갖가지 댓글(?)이 줄을 잇는다. “젊을 때 도전해보라”는 글부터 “직접 해봐야 매운 맛을 안다”는 조언(?)까지….

전 연령대를 통틀어 최근 가장 많이 창업에 나서는 연령대가 20대다. 그리고 가장 많이 폐업하는 연령대 역시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60대보다 더 망할 확률이 크다는 연구결과다.

20대 창업 배경은 다양하다. 취업난에 달리 대안이 없거나 직장문화가 식상해 창업을 고민하기도 한다. 돈을 더 벌고 싶어 창업한다는 이도 많다. 물론 “사장님이 꿈”이란 도전정신도 있다.

이유야 다양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확률적으로 가장 망하기 쉬운 연령대다. 가장 폐업 확률이 작은 연령대는 50대. 바로 이들의 부모세대다. 트렌드를 모른다고 무시하지만 창업에선 부모세대의 노하우를 이길 수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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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구원이 발간한 ‘2022 코로나19 이후 서울시 자영업자 폐업의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이 강타한 2020년 이후 폐업위험률이 가장 큰 사업자의 연령대는 20대였다. 보고서는 20대 대비 위험률로 세대별 분석을 진행했는데 가장 폐업위험이 작은 연령대는 50대로, 20대 대비 0.79배였다.

20대는 심지어 60대 고연령층보다도 폐업위험률이 더 높았다. 20대 대비 0.93배였다. 그 뒤로 30대(0.87배), 40대(0.8배) 등의 순이었다.

연구원 측은 “재창업 등 자영업에 재진입한 경우도 있고, 자본·경험 등의 노하우 때문에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더 안정적인 걸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시기별 추이를 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코로나19 발발 초기인 2019년 하반기~2020년 상반기의 경우, 20대의 폐업위험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보였다. 급격히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디지털 전환에 20대가 발 빠르게 대응한 여파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내 다시 20대 폐업 위험률은 현 수치대로 높아졌다는 게 보고서의 내용이다. 연구원 측은 “전 연령대로 플랫폼 보급이 곧 확대되면서 다시 20대와 위험률 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코로나 초기엔 배달앱 등에 중장년층이 적응하지 못했지만 이내 이를 흡수하면서 20대 창업만의 메리트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소매업종 중에선 편의점, 식료품가게, 옷가게, 의료용품가게, 화장품가게, 정육점, 휴대전화가게 순으로 폐업이 많았다. 음식점업 중 폐업이 많은 업종은 한식전문점, 간이주점, 커피음료점, 분식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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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창업이 가장 위험하다는 통계이지만 최근 들어 가장 창업에 많이 뛰어드는 연령대도 이 세대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의 ‘2021년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년 대비 사업체 수는 1만개나 감소했다. 종사자 역시 7만7000명 줄었다.

그 와중에도 20대와 30대가 대표자인 사업체는 각각 2만2000개, 2만6000개가 늘었다. 전체적으론 소상공인이 감소했지만 유독 20·30대에선 신규 창업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창업 동기 1위는 ‘자신만의 사업을 경영하고 싶어서’이고, 그 뒤로 ‘수입이 더 많을 것 같아서’다. 평균 창업 준비기간은 9.8개월이고, 평균 창업비용은 8800만원으로 집계됐다. 그중 자기부담금 평균액은 6600만원이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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