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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세계보건기구(WHO)는 시판 중인 어린이용 기침약에 유독 물질이 섞여있어 감비아·인도네시아·우즈베키스탄 등 3국에서 현재 300명 이상이 숨졌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의소리(VOA) 등에 따르면 WHO는 문제가 된 시럽 약품을 유통망에서 걸러내는 등 감시를 강화하는 긴급 조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WHO는 성명에서 "지난 4개월간 동남·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7국에서 유해 성분이 든 기침용 시럽 약이 나왔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감비아·인도네시아·우즈베키스탄 등 3국에선 이 약을 먹은 5세 이하 어린이 300여명이 급성 신장 손상으로 사망했다"고 했다.

앞서 WHO는 지난해 10월 에틸렌글리콜과 디에틸렌글리콜이 고농도로 나온 기침용 시럽 약이 서아프리카 감비아에서 판매돼 급성 신장질환 사망자가 생겼다는 보고를 접수했다.

WHO는 인도 메이든 제약사 등이 문제의 제품을 만든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유해 물질이 들어간 4종의 유통 금지를 권고했다.

이런 가운데 비슷한 사망 사례가 인도네시아에서 또 발생했다. WHO는 테르모렉스 시럽, 플루린 DMP 시럽, 유니베비 기침 시럽 등 인도네시아산 시럽 8개가 에틸렌글리콜과 디에틸렌글리콜이 과다 함유된 것으로 조사했다.

이후에도 주로 5세 이하의 어린이가 기침 시럽을 먹고 급성 신장 질환에 걸려 사망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발병 사례가 보고된 나라도 7개국으로 증가했다.

WHO는 소아 급성 신장 질환 발생국에 각각 의료 경보를 발령했다. 다른 나라로 발병이 확산하는 일을 막기 위해 문제가 된 기침 시럽 제품의 유통을 차단할 것을 요구했다.

약품이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시장을 더해 기침 시럽 제품류에 대한 테스트를 시행하는 등 시장 감시 강화도 회원국에 주문했다.

한편 에틸렌글리콜·디에틸렌글리콜은 부동액 등에 쓰이는 화학물이다. 식용 사용이 금지돼있지만, 단맛이 나는 특성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