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10만원 갔던 주가가 9000원이 말이 됩니까, 수천만원 날렸다” (투자자)
“투자하면 인생의 클래스를 바꿀 수 있다던 말과 달리, 인생 망치게 생겼다” (투자자)
“바이오 회사가 본업은 성과가 없고, 화장품만 만들고 있다” (투자자)
10만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9000원으로 말도 안되게 폭락, 투자자들을 곤경에 빠트린 바이오 회사가 있다. ‘특례 상장 1호’ 유망한 바이오 기업으로 손꼽혔던 셀리버리다. 금리인상 및 경기침체로 바이오에 대한 몸값이 크게 내려갔지만, 이 회사의 경우는 좀 심하다.
2021년 1월 10만원이 넘었던 주가는 현재 9000원대로 폭락했다. 주가가 무려 90% 이상 수직 하락했다. 믿었던 투자자들은 “인생 망치게 생겼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셀리버리는 지난 2018년 11월 특례기업 1호 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이후 라이선스 아웃을 통해 매출을 내겠다고 했으나, 4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셀리버리는 신약 후보물질과 연구용 시약을 연구, 개발하는 바이오 회사다. 파킨슨병 치료제, 췌장암 등 4종의 바이오 신약 개발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적자 기업임에도 성장성을 기반으로 코스닥에 입성할수 있는 ‘특례 상장’ 덕을 봤다.
셀리버리가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iCP-Parkin)을 개발한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은 돈을 싸들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수년째 비임상단계에 머물러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 기술 성과를 내걸로 코스닥에 입성한 이후 한번도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엉뚱한 화장품 사업에만 진출 투자자들의 원성만 더 사고 있다”고 말했다.
셀리버리는 매년 수백억원의 손실을 내고 있다. 손실 규모도 커지고 있다. 상장 이후 특례 기간 5년이 만료되면 영업이익을 내야 한다. 일각에선 셀리버리가 화장품 자회사에 원천기술을 기술이전(L/O)하는 방식으로 관리종목 지정을 회피하려는 꼼수를 쓴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셀리버리의 조대웅 대표가 보유주식 120만주를 환매한 것도 주가 폭락을 부추겼다. 최대주주인 조대웅 대표는 최근 자신이 보유한 주식 670만주 가운데 120만주인 약 19%를 환매조건부계약을 통한 주식담보대출을 실행했다.
환매조건부 주식 매매계약은 주식을 맡기고 자금을 빌리는 거래다. 주식을 매도했으나, 특정 기간 이후에 다시 살 수 있는 조건부 주식매매다. 투자자 일각에서는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바이오업체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특례 상장 1호’ 라는 상징성 있는 회사가 상장할 때 제시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바이오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질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