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원조 월드스타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배우 고(故) 강수연의 선택이 통했다. 강수연의 유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가 공개 하루 만에 글로벌 정상에 올라섰다. 넷플릭스 영화 부문 세계 1위를 기록한 것이다.
22일 전세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정이'는 전날 기준 넷플릭스 영화 부문 세계 1위를 찍었다.
점수는 685점이었다. 2위로 붙은 미국 영화 '우리집 개를 찾습니다'(489점)를 196점차로 앞질렀다. 국가별로는 한국, 미국, 멕시코, 브라질, 베트남, 스페인, 체코, 칠레 등 31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정이'는 국내에선 '부산행'으로 이름을 알린 연상호 감독의 공상과학(SF) 작품이다. 지난 20일에 공개됐다.
2194년 급격한 기후 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고자 전설의 용병 '정이' 뇌를 복제해 최고의 전투 인공지능(AI) 로봇을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배우 김현주가 정이 역을 맡아 인간과 인공지능 두 모습을 연기했다. 강수연은 연구소에서 개발에 몰두해 있는 팀장 윤서현으로 열연했다.
'정이'는 지난해 눈을 감은 강수연의 유작이다.
원조 월드스타였던 강수연은 지난해 5월5일 자택에서 뇌출혈로 인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이틀 뒤인 7일 끝내 별세했다.
김지석 전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겸 수석프로그래머는 2015년 10월 영화제 비하인드 스토리를 엮은 책 '영화의 바다속으로'에서 강수연을 영화제의 안방마님이자 파수꾼으로 불렀다.
류승완 감독의 1000만 영화 '베테랑' 속 명대사로 알려진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는 말도 강수연에게 저작권이 있다.
강수연은 후배 영화인들을 지원하며 술자리에서 이같은 말을 해 남성 중심 영화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