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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니의 포르쉐·리사의 불가리'…스타가 직접 디자인, 더 잘 팔릴까? [김유진의 브랜드피디아]
블랙핑크 제니가 디자인에 참여한 콘셉트카 ‘타이칸 4S 크로스 투리스모 포 제니 루비 제인’을 공개하는 행사에 참여한 모습. [제니 유튜브 'Jennierubyjane Official'][제니 유튜브 'Jennierubyjane Official']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스타에게 브랜드를 입힐까, 아니면 브랜드에 스타를 입힐까?”

스타에게 브랜드를 입히던 ‘셀러브리티 마케팅’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콧대 높은 명품 쥬얼리와 슈퍼카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까지 달라졌다. 이름 하야 ‘혼연일체’ 전술이다.

단순히 광고 모델로 활용됐던 스타들이 상품 기획 단계부터 디자인에 적극 참여하는 창작자이자 파트너로 자리를 잡았다. 가깝게는 캐릭터 용품과 온라인 게임 아이템에서부터 한복까지, 스타의 남다른 취향과 안목을 십분 반영했다는 브랜드 마케팅이 속속 눈길을 끈다. '유니크한' 이들의 특별한 안목을 제품에 담았다는 그들의 전략, 더 잘 팔릴까.

‘셀럽을 입는 브랜드’…광고모델 ‘그 이상’ 혼연일체
불가리 X 리사 리미티드 에디션 워치. [불가리 홈페이지]

지난 14일 불가리는 블랙핑크 리사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불가리X리사’ (BVLGARI BVLGARI X LISA) 리미티드 에디션 워치를 공개했다. 불가리에서 글로벌 앰버서더가 제품 디자인에 직접 참여한 것은 리사가 최초다.

디자인에 참여한 리사는 가장 좋아하는 에델바이스 꽃을 ‘직접’ 스케치 했다. 리사가 그린 꽃은 해당 모델 시계 뒷판에 각인으로 새겨졌다. 꽃잎의 중심에 적힌 이니셜 L도 리사 자신의 이름에서 따왔다.

패션업계 뿐만이 아니다. 자동차와 게임산업 등에서도 제품 개발 단계부터 스타와 결합된 본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블랙핑크 제니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콘셉트카 ‘타이칸 4S 크로스 투리스모 포 제니 루비 제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발표 현장 브이로그 영상은 제니의 개인 유튜브에 게재됐다. [제니 유튜브 'Jennierubyjane Official']

포르쉐는 지난해 10월 블랙핑크 제니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콘셉트카를 공개한 채널은 TV 광고도 인쇄매체도 아니다. 다름 아닌 구독자 905만명을 보유한 제니의 개인 유튜브 채널 ‘제니 루비 제인 오피셜(Jennierubyjane Official)’이다.

제니 유튜브에 올란 ‘제니 X 존더분쉬 브이로그(Jennie X Sonderwunsch vlog)’라는 제목의 6분 42초짜리 영상엔 제니가 포르쉐와 협업해 직접 디자인한 차량이 등장한다. ‘타이칸 4S 크로스 투리스모 포 제니 루비 제인(Taycan 4S Cross Turismo for Jennie Ruby Jane)’이다. 차량 앞문엔 제니의 풀 네임인 ‘Jennie Ruby Jane’, 차량 뒷문엔 제니의 별명 ‘NINI’가 새겨져 있다.

포르쉐의 존더분쉬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타이칸 4S 크로스 투리스모 포 제니 루비 제인(Taycan 4S Cross Turismo for Jennie Ruby Jane)’. 존더분쉬는 ‘특별한 요청’을 뜻하는 독일어로 포르쉐가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콘셉트카를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다. 특별한 사람의 안목으로 만든 특별한 차라는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스타일 아이콘 제니를 섭외한 것. [제니 유튜브 'Jennierubyjane Official']

제니는 “차량 내부를 디자인할 때 구름 속에 앉아 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차의 색감이나 디테일이 원하던 대로 나와서 기뻤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강렬한 블랙 속에 순수한 구름의 영감을 표현하고 싶었다. 외부는 잭 블랙 메탈릭과 마이센 블루로 메인 컬러를 선정하고 내부에는 화이트 시트로 구름에 둥둥 떠있는 느낌을 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연아 '한복'·BTS '캐릭터'…정상급 스타들과 협업 ‘대박’
블랙핑크 멤버들이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아트팀과 협업해 캐릭터 아이템을 디자인 하는 모습. [메이플스토리 'MapleStory_KR' 유튜브]

스타와 브랜드의 긴밀한 협업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넥슨 인기 IP(Intellectual Property) ‘메이플스토리’도 지난달 블랙핑크와 컬래버에 나섰다. 메이플스토리 캐릭터의 옷과 스타일이 협업 대상이다.

넥슨은 블랙핑크 멤버들이 메이플스토리 아트팀과 협업해 컬래버 아이템을 디자인하는 과정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제니가 “남자 옷은 얼굴을 가려서 닌자 같이 해달라” “블랙핑크 타이틀록 핑크베놈에 있었던 하네스 디테일을 반영해 달라” 등의 아이디어를 내면 아트팀 디자이너가 즉석에서 스케치 하는 식이다. 지수도 “무기를 휘두를 때 핑크색 이펙트가 나오게 해달라”며 의견을 개진한다.

넥슨은 글로벌 패션 매거진 ‘보그(VOGUE)’와도 협업해 1월호에 블랙핑크의 ‘메이플스토리’ 화보도 공개했다.

방탄소년단 진이 BT21 캐릭터 'RJ'의 시안을 그리는 모습(왼쪽). 디자인 팀의 손을 거쳐 최종 완성된 BT21 캐릭터 'RJ'. [BTS 유튜브] [라인프렌즈]

방탄소년단(BTS) 캐릭터 'BT21'도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최근 IPX로 사명을 바꾼 IT기업 라인프렌즈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시안 제작부터 참여한 캐릭터 BT21을 출시해 새로운 캐릭터 지적개발권 발굴에 성공했다. 멤버 각각의 성격, 생김새, 특징 등을 반영해 만들었지만 BTS 팬이 아닌 소비자들도 손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IPX에게 BT21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BT21의 이미지를 원하는 다른 업체와의 컬래버는 계속해서 추가 이익을 내는 중이다. BTS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뷰티 브랜드 컬러팝(ColorPop)과 컬레버레이션 제품도 출시했다.

김연아가 디자인 개발과 화보 촬영에 참여한 한복. [마리끌레르]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에서도 달라진 셀러브리티 마케팅에 발빠르게 합류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9월 ‘피겨 퀸’ 김연아와 디자인 개발을 함께 한 한복을 영국 런던 패션쇼에 선보였다. 김연아와 한복 기업 10곳이 디자인 개발부터 화보촬영까지 협업해 총 60벌을 공개했다. 또 프랑스 파리 패션지 마리끌레르에도 김연아의 한복 화보 10장을 실어 홍보했다.

업계는 셀러브리티가 제작 과정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광고를 덜 광고처럼’ 포장해준다고 설명한다. 한 광고 업계 관계자는 “셀러브리티를 제품 제작 단계부터 투입시켜 그 사람의 신뢰도를 흡수하는 전략”이라며 “제작 과정을 담은 유튜브 영상부터 브랜드를 테마로 한 화보까지 한 번의 컬래버레이션 소스로 여러 채널에서 활용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했다.

뒷광고 논란 이후 SNS광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진 상황에서 스타 마케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려는 업계의 ‘절치부심’이라는 설명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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