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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정희 추모열기 “핸드폰 하나로 부부 두 사람이 사용…자가용 없이 걷기 생활화”
배우 윤정희.[연합]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여성 영화배우 1세대 트로이카 시대를 연 배우인 고(故) 윤정희에 대한 추모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배우 윤정희는 알츠하이머로 투병해오다 19일(현지시간) 79세의 나이로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다.

배우 한지일은 “윤정희 선배님, 많이 보고싶을 꺼에요. 대배우 선배들과 연기를 한다는게 참 힘들었던 저에게 편하게 연기를 할수있게끔 이끌어주신 윤정희 선배님. 하늘나라에 가셨다는 언론기사를 접하니 마음이 무척 아프네요”라면서 “프랑스 파리에 계시면서도 늘 영화배우의 끈을 놓지않고 귀국때마다 영화배우 선후배들과의 만남과 교류를 끊지않으셨던 선배님. 하늘나라에서도 그토록 사랑하셨던 영화 많이 많이 출연하세요”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도 페이스북에 “1990년 ‘한샘’의 모델이셨고, 그 광고의 조감독으로 선생님을 뵈었다”면서 “그저 소녀 같으시고 언제나 우아하셨던 윤정희 데레사님, 하늘에선 평안하시길”이라며 고인의 영면을 기도했다.

윤정희의 마지막 작품인 영화 ‘시’(2010) 제작사 파인하우스필름의 이준동 대표는“‘시’를 촬영했던 2008년에 저의 어린 시절 선배님은 ‘까마득한 별’이었다고 말씀드렸더니 ‘깔깔깔’하고 어린 아이처럼 웃으셨던 게 기억이 난다”고 고인을 떠올렸다.

사단법인 여성영화인모임도 20일 배우 윤정희를 추모했다. 여성영화인 모임은 "제20회 여성영화인축제(2019)는 '연기는 인생이고 평생의 업'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영원한 연기자’를 다짐했던 배우 윤정희에게 공로상을 수여했습니다"면서 "시대의 단절 없이 오랜 시간 오롯이 '배우 윤정희'로 자리한 그의 공로는 한국영화사에 빠짐없이 기록되고 또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전했다.

윤정희 백건우 부부와 오랜 기간 친분을 나누며 취재해왔던 김두호 영화전문기자(현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상임이사)는 2008년 4월 이들 부부와의 인터뷰 일부를 발췌, 공개하며 추모 열기를 이어갔다.

“우리는 아직도 자가용 승용차를 사지 않고 산다. 파리에서 자동차의 필요성을 안 느끼며 산다. 지하철과 버스의 교통편에 익숙하고 특별히 급하면 영업용 택시를 부른다. 불과 몇 초면 달려온다. 그리고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손잡고 걷는 습관이다. 시간에 안 쫓기면 우린 어디서든 걷는다. 모스크바든 뉴욕이든 걸어가면서 구경하고 이야기하며 산다. 정말 거리는 우리가 사는 또 하나의 즐겁고 행복한 공간이다. 우리의 많은 시간과 삶이 세계 도처의 거리에서 만들어졌다.”

“우리 부부는 핸드폰 하나를 둘이 사용한다. 불편하지 않다. 벨이 울리면 우리는 서로 받으라고 옥신각신한다. 아직 우리 부부는 이런 현대식 속물이나 물질의 노예가 되는 생활에 오히려 불편함과 부담감을 갖고 있다. 쉽게 첨단기술 문화에 동화되고 익숙해지지 않은 탓일 게다.”

김두호 기자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윤정희-백건우 부부가 얼마나 서민적이고 소박한 생활을 해왔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세계적인 예술가 부부라면 화려하고 멋있고 명품이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들의 삶은 소박하며 평온하다.

김 기자의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그런 건 불편하다.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 겉치레와 사치는 더욱 싫어한다. 심플하게 사는 게 좋다. 우리 딸이 간혹 시시하고 때로는 장난스럽게 보이는지 ‘체통 좀 지키세요’ 하며 농담 삼아 경고한다”라는 대목에 더욱 눈이 간다.

많은 네티즌들도 특히 2010년 공개된 영화 ‘시’(2010)를 통해 단아함을 놓지 않는 노인의 힘든 삶을 연기로 보여준 고인을 언급하며 “하늘나라에서 평온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추모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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