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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권 수장, 인사태풍 마무리…세대교체 속 ‘내부출신’ 대세
당국 압박 작용했지만 내부 발탁 늘어
신한·IBK·BNK 전 수장 용퇴 수순
당국 “CEO 선임절차 손 볼 것”

[헤럴드경제=서정은·홍승희 기자] 임기를 만료한 금융지주 회장들이 줄줄이 자리를 떠나며 금융권에 세대교체가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표면적으로는 ‘용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입김이 좌우한 결과다. 연이은 교체로 관치 논란을 앓은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내부 발탁이 늘어나며 관치 기류가 바뀐 모습도 나타난다.

전 수장 줄줄이 자진사퇴…세대교체에 내부출신 대세

BNK금융지주는 지난 19일 임원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로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을 선정했다. 빈 전 행장은 1988년 부산은행에 입행한 내부 출신으로 2017년 은행장에 올라 2021년 3월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앞서 김지완 전 회장은 임기 만료 5개월 가량을 앞둔 지난해 11월 자녀 관련 내부거래 의혹 등으로 자진사임했다.

주요 지주 회장들의 세대교체는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5대금융지주 첫 시작은 NH농협금융지주였다. 손병환 전 회장은 신충식 초대회장 이후 두 번째 내부 출신으로 당초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농협중앙회 내에서 외부 출신으로 기조를 바꾸면서 연임을 하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현재 NH농협금융지주는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회장으로 선임됐다. 외부 출신 인물이 오게되면서 이를 도울 NH농협은행장에는 내부통인 이석용 은행장이 발탁됐다.

깜짝 용퇴도 있었다. 3연임 가능성이 제일 유력하게 점쳐졌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12월 8일 차기 회장 후보 대상의 최종 면접 자리에서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현재 신한지주는 차기 회장으로 진옥동 당시 신한은행장이 내정된 상태다.

2017년 당시 제51대 우리은행장 내정자 신분으로 기자간담회를 갖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합]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조 회장의 용퇴에 대해 “거꾸로 후배에게 기회를 주시는 걸 보면서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 발언 이후 금융권 안팎으로는 세대교체를 원하는 당국의 입장이 아예 노골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퇴진 압박을 받았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18일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차기 후보에는 내부 출신으로는 이원덕 현 우리은행장, 외부 출신으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이 포함됐다.

IBK기업은행 또한 윤종원 전 행장이 물러가고 김성태 행장을 새로 맞은 상태다. 초창기 주요 관 출신 인사가 거론됐으나, 낙하산 논란을 딛고 내부 출신 행장을 선출하는데 성공했다.

금융당국 압박 수위 높아져…“CEO 선임절차 손 본다”

이처럼 장기집권 세대가 물러나고 세대교체가 이뤄진건 금융당국의 압박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해부터 기자간담회 등 각종 자리에서 발언 수위를 높여가며 간접적으로 교체에 대한 의지를 시사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복현 원장은 손태승 회장에 대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 “금융사 CEO 리스크 관리는 우리의 책무” 등을 거론하며 CEO들의 행태에 대해 날을 세웠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또한 “금융이 다 관치 아니냐. 주인도 없는데 최고경영자가 우호적 세력만 주변에 놓고 그분들 중심으로 운영하는 내치도 문제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대교체가 어느정도 끝난만큼 당국은 앞으로 CEO 선임절차 등을 손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복현 원장은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와 관련한 공정성, 투명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깊이 진행되고 있다”며 “금융당국도 적극 동참해 의견을 내고, 국회 논의가 있다면 함께 논의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들어가거나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도록 해 회추위의 독립성을 제고하는 안이 유력하다.

lucky@heraldcorp.com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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