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 신발 사러 24시간 줄서기도
1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엠플라자에 있는 아디다스 플래그십스토어에 사람들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신주희 기자 |
“이게 다 아디다스 매장 줄이야?”
18일 서울 중구 명동 엠플라자에 전체 면적 2501㎡(757평)에 이르는 역대급 규모의 아디다스 플래그십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이날 오후 매장 앞을 지나가던 한 외국인 관광객은 길게 늘어선 줄을 가리키며 이 같이 영어로 되묻기도 했다.
매장 입구 양쪽으로는 대략 100여 명이 줄을 서 있었다.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신은 뒤 한동안 품절이었던 ‘아디다스 삼바’를 구매하기 위한 고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룬 것이다. 전날 오후 2시부터 대기하며 꼬박 24시간을 기다린 이들도 있었다.
이곳은 국내에서 가장 큰 아디다스 매장이자, ‘홈 오프 스포츠(HOS)’를 콘셉트로 한 아시아·태평양 최초의 매장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독일 함부르크와 중국 베이징에 이어 세 번째다. 아디다스 본사는 중국과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분리하고 있어, 이곳이 아시아·태평양 최초라고 아디다스코리아는 설명했다.
가장 큰 규모답게 오리지널스부터 스포츠 퍼포먼스, Y-3, 스텔라 맥카트니 등 아디다스의 모든 라인을 만날 수 있다. 취급하는 상품 수(SKU)만 1270여 개에 달한다.
아디다스코리아 관계자는 “‘홈 오브 스포츠’라는 콘셉트는 말 그대로 ‘스포츠의 집대성’이라는 의미”라며 “농구, 테니스, 러닝, 아웃도어 등 모든 컬렉션을 담았다”고 말했다.
아디다스 브랜드 플래그십 서울 내부 모습. |
1층에 들어서면 가운데 계단을 사이에 두고 아디다스 퍼포먼스의 러닝·트레이닝 라인과 함께 지역 아티스트와 협업한 컬렉션을 선보이는 서울 샵, 스텔라 맥카트니 컬렉션이 눈에 띈다. 2층에서는 아디다스 퍼포먼스 축구, 아웃도어, 오리지널스, 농구, Y-3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다.
전문 스포츠 라인인 퍼포먼스에 속하던 농구 컬렉션은 일상복 라인인 오리지널스로 옮겨 스포츠 패션을 라이프스타일 가까이 끌어들였다. 또 다양한 체형의 마네킹을 전시해 일상에 가까운 패션을 선보였다.
서울샵 컬렉션으로 태극당과 협업한 제품도 눈에 띄었다. 과자처럼 아디다스 운동화에 붙어 있는 종이 포장지를 벗겨 내면 삼선 무늬가 나타나는 디자인이다.
아디다스코리아는 국내 최대 플래그십 스토어가 들어설 장소로 명동을 낙점했다. 명동 상권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이곳을 자리매김시키겠다는 포석이다.
홍대·강남에 있는 아디다스 브랜드 센터에 이어 그 중간을 잇는 지역으로 명동을 선택했다는 게 아디다스 측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부터 명동 상권이 본격적으로 되살아 나면서 외국인도 많이 찾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
이 때문에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 기획에서는 한국적인 요소와 글로벌 콘셉트와의 조화를 추구하는 일에 가장 공을 많이 들였다.
김동석 아디다스코리아 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은 “글로벌 콘셉트인 HOS와 한국적인 요소의 조화에 가장 신경을 썼다”며 “매장 외관에 꾸며진 미디어 파사드도 처마 모양에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으며 로컬 디자이너와 협업한 제품에도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디다스코리아가 낙점한 명동의 상권은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서울관광정보센터를 찾은 외국인은 49만 276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방문객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명동이었다.
아디다스에 앞서 지난달에는 ABC마트가 명동 상권 네 번째 매장인 ‘명동길점’을 새로 오픈했으며 스포츠 브랜드 ‘피파’, ‘UFC스포츠’ 등이 올 상반기 명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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