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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여행 열기 ‘항공주 다 뜨는데’ 대한항공만 울상
티웨이 등 LCC 4총사 고공비행
“아직도 상승 여력” 한목소리
대한항공, 최근 두 달간 약세
장거리 고객 수요 회복 더디고
운임도 떨어져 ‘주가 하향’ 전망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무비자 입국 허용 정책에 사상 초유의 ‘엔저(円低)’ 현상까지 더해지며 뜨겁게 달아올랐던 일본 여행 열풍이 올해 초까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설 연휴를 끼고 동남아로 향하는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항공주(株)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은 항공주의 오름세에 속도를 더하는 모양새다. 다만, 국적 항공사의 ‘큰형님’ 격인 대한항공만은 뒷걸음치고 있다.

▶LCC 주가, 日·동남아 여행 열풍 덕분에 ‘고공비행’=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저비용항공사(LCC) ‘4총사’의 주가는 최근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2개월간 주가 추이를 보면 티웨이항공의 상승률이 47.4%로 가장 높았고, 에어부산(42.4%), 제주항공(34.9%), 진에어(21.4%)가 뒤를 이었다.

이들 종목의 상승을 이끈 주요 요인은 바로 일본 여행 열풍이다. 지난해 12월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해 일본 노선을 이용한 여객수는 81만500명(출발 40만6473명·도착 40만4027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전인 2019년 12월(75만6263명)을 7.2% 웃돌았다.

증권가에서는 LCC 종목의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음에도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있다고 한목소리로 평가하고 있다. 일본 여행 열풍 호재가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동남아 여행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최근 하나투어가 패키기 상품 예약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예약자 수는 작년 설 연휴 대비 7015%나 증가했다. 팬데믹 직전인 2020년 설 연휴 당시 예약자 수의 52% 수준까지 회복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와 일본이 각각 54%, 30%로 1,2위를 차지했다.

팬데믹의 직격탄에 맞아 ‘자본잠식’ 상황에 놓였었던 LCC들의 재무 상황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이후 주가의 움직임엔 긍정적인 소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작년 12월로 국한했을 때 흑자전환한 것으로 추정되며, 진에어는 4분기 전체적으로 영업흑자를 달성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장거리 여객 수요 부진·화물 수익 감소 악재=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국적 대형항공사(FSC)의 주가 움직임과 향후 전망은 크게 엇갈린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일본·동남아 노선 확대는 물론 영국 경쟁당국의 원칙적 수용 방침에 대한항공과 기업 결합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소식까지 더해져 지난 2개월간 주가가 21.1%나 상승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가 남은 국가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4곳이다. EU는 다음달 17일 기업 결합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고, 일본은 심사 막바지 단계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추가 검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대한항공은 같은 기간 주가가 3.4%나 하락했다. 상장된 국적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스(-) 증감률을 나타낸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체 매출 가운데 일본, 동남아 노선의 비중이 높지 않은 만큼 대한항공은 LCC들에 비해 최근 불고 있는 여행 열풍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분석한다.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 속에 큰 비용이 소요되는 미주·유럽 등으로 가는 여행객 증가세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이 공개한 지난해 3분기 IR 자료에 따르면 미주·유럽 노선은 전체 매출의 64%에 이르는 주력 노선이다. 동남아(20%), 일본(2%) 등의 비중은 주력 노선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인 셈이다.

여객 승객수 회복 속도도 FSC는 LCC에 비해 확연히 느리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팬데믹 전인 2019년 12월 대비 작년 12월 여객 승객수 회복률은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제주항공이 각각 84.5%, 75.1%, 71.8%, 70.4%에 이르는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49.2%, 42.8%에 머물고 있다.

팬데믹 기간 ‘신의 한 수’로 꼽혔던 화물 비중 확대 전략이 여객 수요의 급격한 증가 추세 속에선 ‘부메랑’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기간 여객기 16대(B777 10대, A330 6대)를 화물기로 전환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말까지 14대를 여객기로 되돌렸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화물 운임은 전분기 대비 14.8%나 떨어지는 생각보다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고 지적했고,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4분기 화물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2922억원이나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4분기 영업이익이 5347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인 6864억원을 밑돌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증권사들은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도 일제히 하향 조정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4만원에서 3만2000원으로 낮췄고, 흥국증권(3만6000원→2만9000원)과 하나증권(3만7000원→3만4000원)도 하향 조정에 동참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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