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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웰니스, 뛰는 이들⑨] “산림=고부가 창출 미래산업, 로컬우드가 중요하죠”
이강오 한국임업진흥원장의 산림 철학
“로컬우드는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효율적”
지역목재 활용으로 이동 줄여 탄소배출 절감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플랜 확대에 전력 다해
산림자원 순환경제로 임업 경쟁력 강화해야
귀산천 실행 전 임업교육 수료하는 것도 필요

이강오 한국임업진흥원장은 ‘로컬 우드’를 강조한다. 지역내 생산 목재를 쓰면 장거리 이동시의 탄소배출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산림이 미래산업의 고부가창출 선도산업이 되려면 이것이 전제돼야 한다는게 그의 철학이다.

[전문] 웰니스(Wellness)는 웰빙(well-being)·행복(happiness)·건강(fitness)의 합성어다. 2000년대 이후 등장한 개념으로 신체·정신·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최근 들어 국민 개인의 입장에서는 생애주기별 다양한 지원정책을 통해 신체·정신건강 증진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코로나19 등 감염병 위기, 저출산·고령화, 청년 유출 등의 원인으로 인구소멸이 거론되고 있는 지방정부 또한 사회적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분주하다. 헤럴드경제는 우리나라 농산어촌을 중심으로 지방정부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들에게 힐링을 선사할 수 있는 다양한 웰니스 콘텐츠를 발굴해 소개한다. 본지는 지난번 5회에 걸쳐 ‘웰니스 행정’의 프런티어를 인터뷰한 바 있다. 이번에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병훈 위원장, 중앙정부 및 유관기관 관계자 등을 만나 ‘ 건강한 국민, 행복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그 배경 철학을 들어봤다.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정리)·글=양정원 웰니스 팀장] 우리나라 전문 임업인은 약 3만2000명이다. 단기소득 임산물 총생산액은 연간 4조원에 이른다. 목재‧석재산업의 시장 규모는 10조원에 육박한다. 산림경영 인증면적은 160만 헥타르로 4만톤의 탄소를 처리할 능력을 갖췄다. 임업과 산촌은 고부가가치와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황금시장으로 진화 중이다.

한국임업진흥원(원장 이강오)은 산림과학기술 연구의 실용화와 임산물의 생산‧유통‧정보제공 등을 통해 임업인의 소득증대를 이루고 지속가능한 산림 조성, 임산업 진흥을 위해 2012년 개원했다. 귀산촌과 임업인을 꿈꾸는 국민들을 위해선 임업과 산촌에 대한 배움의 기회도 제공한다.

▶‘로컬 우드’가 정답이다=이강오 원장은 ‘로컬 우드’를 강조한다. 로컬 푸드의 핵심개념은 탄소 발자국(food mileage)이다. 먼 나라에서 수입해 온 먹거리는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기에 대체 가능한 지역 먹거리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로컬 우드는 지역 내에서 생산된 목재를 뜻한다. 목재는 무게가 많이 나가는 중량물이라 이동 시 운반수단에 의한 탄소배출을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이 원장은 “지역에서 생산한 목재를 그 지역에서 가공하고 쓰게 되면 운송에 따른 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나무를 심고-키우고-생산하고-활용하는 산림자원 순환경제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제정부간 기후변화 협의체(IPCC)에선 자국 산림에서 생산한 목재 제품을 자국에서 소비해 탄소배출을 지연한 효과를 탄소저장으로 인정하고 있다. 건축에 사용한 목재는 35년 동안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인증받고 있다.

경주 교촌한옥마을에 쓰인 국산목재의 탄소저장량은 약 1490tco2로 이는 자동차 620대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흡수하는 효과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한다.

기후위기는 이제 더 이상 논쟁거리가 아닌 현실로 인식되고 있다는 게 이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를 극복해야 할 인류에게 산림만큼이나 효율적인 수단을 찾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유럽의 기후대응 선진국에선 일찍이 자연기반 해법으로 산림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국 산림의 탄소흡수 능력 배양은 물론 해외 산림을 이용한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중립을 위해 힘써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산림의 탄소흡수능력 향상을 위해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국제적으로는 개도국 산림 난개발을 방지하는 대신 해당 지역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인프라, 소득사업 개발을 지원하는 REDD+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원장은 “올해 우리 원에서도 산림청과 함께 민간 분야 REDD+ 참여 타당성 조사 지원 기업과 수혜국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미래산업으로서 임업의 가치는 무궁무진=임업은 단순히 목재를 생산하고 버섯, 수실류, 약재와 산나물을 생산하는 1차 산업을 넘어 탄소흡수원으로서 국제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크레디트를 생산하고 있다. 나아가 새로운 소재산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 원장은 목재는 첨단기술과 만나 강도를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됨에 따라 탄소배출 1, 2위를 다투는 철근과 콘크리트를 대체할 건축소재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목재는 철근, 콘크리트와 비교할 때 탄소배출양이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에서는 20층 이상의 고층 목조건물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나무와 목질의 바이오매스는 해양환경오염과 쓰레기 문제의 주범인 플라스틱을 대체할 천연소재로 개발되고 있다. 목분을 이용하거나 나노셀룰로스를 이용한 신기술로 다양한 생활용품과 가전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애플은 최근 자사에서 생산되는 모든 포장재를 플라스틱에서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인증을 받은 종이로 대체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을 치료할 신약개발의 약 60%가 산림과 같은 자연물질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산림에서 산양삼을 필두로 다양한 항노화, 건강기능성 물질을 보유한 약용식물과 청정 먹거리를 10만 임가에서 채취하거나 재배하고 있다. 선사시대부터 이용해온 산림이 이제는 미래의 새로운 산업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 원장은 “현장에서 만난 성공한 임업인들은 생산단계부터 판로를 생각하고 부지런히 세일즈하고 다녔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수많은 국내외 생산품과 경쟁하려면 품질은 기본이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빠르게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임업진흥원의 주요 역할 중 하나는 임산물 소비를 촉진시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 임업진흥원은 올해 임산물마케팅실을 신설하고 임산물 브랜드화 및 판로개척, 소비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소비촉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이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임업의 영세성을 극복하기 위해선 국가와 지자체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자체가 고유의 지역임업을 키우고, 공공건축물 국산목재 의무사용 등 국가가 튼튼한 지원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많은 도시민이 복잡한 도시를 탈출해 아름다운 풍광이 있는 산촌에 집을 짓고 사는 로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적절한 산촌을 찾아 산과 대지를 구입하거나 귀산촌 후 일거리를 찾는 작업은 막상 부딪쳐보면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고 한다. 실제 귀산촌했다가 실패해서 몇 년 만에 돌아가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교육, 컨설팅 등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 원장은 설명했다.

현재 임업진흥원을 비롯해 산림・임업 분야 전문교육기관들이 운영하는 온・오프라인 교육과정이 수준별, 과정별로 촘촘히 개설돼 있다. 귀산촌 실행 전에 필히 교육을 수료해야 한다. 한국임업진흥원 홈페이지에서 귀산촌 교육과정 확인 및 신청이 가능하다.

7toy@heraldcorp.com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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