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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금난’ 美 기업, 전환사채 시장 몰린다…왜?
긴축 여파 쪼그라든 IPO 시장 붕괴
일반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 조달 가능
투자자, 주식 활황 시 전환 후 매각 노려
올해 전세계서 700억~800억 달러 발행
뉴욕증권거래소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 경제가 빠르게 경기 침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지난해 월스트리트의 기업공개(IPO) 시장도 차갑게 식었다.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기업들이 전환사채(CB)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금융데이터 조사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미국 기업들이 CB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200억달러에 접근했다. 지난해 발행된 CB 발행 액수 270억달러의 대부분이 하반기에 이뤄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촉발된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정책에 따라 월 조달 금액이 상반기 말 100억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환사채는 다른 회사채처럼 이자를 주고 돈을 빌리지만 회사의 주식이 특정 가격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투자자가 채권을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된 것을 말한다. 투자자는 주식 호황기에 기존 채권보다 높은 가치에 지분을 획득해 주식시장에서 매각하거나 배당을 받을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 상황에서도 자금 조달 속도를 높일 수 있는데다 고금리 시기에는 일반 채권 시장에 비해 금리를 상대적으로 낮춰 차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법무법인 스카덴 아르프스의 마이클 지델 자본시장 미주 책임자는 “지난해 내내 전환사채 시장이 거의 죽었다고 생각됐지만 마지막 두 달간 시장이 활짝 열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환사채 시장이 주목 받는 것은 주식시장에서 IPO나 유·무상 증자 등을 통해 기업들이 자본을 조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IPO 조달규모는 1446억달러로 1년 전보다 65% 감소했다. 영국의 브렉시트로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정했던 2016년(1328억달러) 이후 가장 저조했다. 특히 긴축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던 미국의 IPO 시장 타격이 가장 컸다. 지난해 미국 증시의 IPO 규모는 80억달러로 1년 전보다 95% 급감했다.

존 맥클레인 브랜디와인 글로벌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이자 비용을 유지하려는 전통기업이 점저 더 많이 CB시장에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클 영워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전략가는 “올해 전세계적으로 700억~800억달러의 CB 발행이 예상된다”면서 “이 중 450억~480억달러는 미국에서 발행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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