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업비트 탈퇴했다. -46%보다 값진 걸 내가 해냈어. 도박장에서 쉽게 탈퇴시켜주냐.”
“저점에서 대기 타고 있었는데, 이미 출발했네. 어쩌지?”
요즘 또다시 가상화폐 관련 커뮤니티가 들썩인다. 바닥 모를 급락장에 썰물처럼 투자자도 빠져나갔다. 그런데 또 무섭게 다시 오름세다. 들어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이미 손절한 본전도 고민인데 이제 더 큰 고민이 생겼다.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 하락 폭만 65%. 75% 이상 급락했던 2010년 이후 두번째로 큰 낙폭이다. 암호화폐가 급락하면서 최근 관심도 크게 줄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점유율 약 80%를 차지하는 업비트 이용자는 지난해 큰폭으로 떨어졌다. 2022년 1월 월간 이용자(MAU)는 약 511만명에서 12월 약 339만명으로 33% 줄어들었다. 국내 2위 거래소인 빗썸 역시 월간 이용자가 지난해 1월 181만명에서 12월 109만명으로 약 40% 감소했다.
공교롭게도 이용자가 빠지기 무섭게 코인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2만달러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전날보다 6% 급등한 1만 9823달러(2천462만원)를 기록했다. 11일 연속 상승으로, 두 달여만에 2만 달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서만 20% 이상 상승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기대감 여파로 풀이된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12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5% 상승하는 데 그쳤다. 14개월 만에 가장 적게 오른 수준이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마무리됐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코인 가격에 불을 지피고 있다.
코인 가격이 꿈틀대자 반등설도 나오고 있다. 2년 연속으로 연간 하락세를 기록한 역사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연이은 하락세로 공급 압박을 받아 가격이 저점을 형성했다는 분석도 있다.
상승세가 이어지자 코인 투자자 사이에선 반등 기대감과 푸념이 쏟아지고 있다. 한 이용자는 “숏(공매도)을 치니 (가격이) 이 모양이냐”며 “낙관적인 반응이 많이 보이고 시장 분위기가 바뀌는 거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저점에서 입을 벌리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출발해 버렸다”며 “상승세에 타야할지 고민된다”고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단지적 조정장일 뿐 추세적으론 아직 하락세란 의견도 있다. “코인 불장엔 100%씩 올랐었다”며 “지금 상승세는 기술적 반등으로 언제 폭락할지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비트코인 외에 알트코인 가격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비트코인이 오르면서 알트코인들이 애매하게 버티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조정되면 알트코인은 바닥을 찍을 것”이라고 봤다.
비트코인 강세론자인 억만장자 팀 드레이퍼는 “현재 가상자산 시장이 바닥에 도달했다”며 “침체한 가격과 거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2024년으로 가까워진 비트코인의 반감기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