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20대 윤여정은 신기한데 30대 최민식은 글쎄…”
최근 ‘20대 윤여정’과 ‘30대 최민식’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각각 TV 광고와 드라마 속 인물로 나오는데 대중의 관심도가 높다.
20대 윤여정을 두고선 “본인과 닮은 대역배우인 줄 알았다”, “진짜 젊은 시절 윤여정을 보는 것 같아 신기하다”며 호평이 쏟아진다. 반면, 30대 최민식에 대해선 “너무 어색하다”, “현재 얼굴과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다수다.
20대 윤여정은 올해 1월 1일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으로 공식 출범한 KB라이프의 광고를 위해 ‘만들어진’ 인물이다. KB라이프는 한 사람의 생애 주기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배우 윤여정의 20대 시절부터 현재의 모습을 광고에 담았다.
특히 20대 윤여정을 구현하기 위해 가상인간 ‘루이(Rui)’를 개발한 디오비스튜디오와 손을 잡았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실제 윤여정 특유의 손짓부터 말투, 웃을 때 입매까지 똑같이 재현해 놀랍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마치 1960~70년대 흑백 텔레비전 시절 윤여정의 활동 모습을 보는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광고를 본 사람들은 KB라이프 유튜브 채널에 “TV로 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광고 진짜 잘 만들었네요”라며 호평을 남기고 있다. “어떻게 만든 건가요?”, “컴퓨터그래픽(CG)인가요? 닮은 배우인 건가요?” 등 제작과정을 궁금해하는 질문도 쏟아진다.
KB라이프 관계자는 “1971년 영화 ‘화녀’ 속 윤여정의 얼굴과 지금의 윤여정을 디에이징(젊게 보이도록 하는 기술)한 얼굴을 50대50으로 섞어 AI 딥러닝 기술로 구현했다”며 “딥러닝 기간만 8주 넘게 걸렸다”고 밝혔다.
이 사실을 모르는 이들은 실제 사람인 것으로 착각해 ‘광고 속 대역배우가 누구냐’며 회사로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B라이프 측은 “젊은 윤여정의 얼굴과 딱 들어맞는 본체(몸)를 가진 섀도우 액터를 선발하는 것도 정말 힘들었다”며 “섀도우 액터를 통해 모션(움직임)을 땄다. 오랜 시간과 노고를 많이 들였다”고 설명했다.
20대 윤여정이 대중의 주목을 받으면서 덩달아 30대 최민식도 화제의 중심에 섰다. 유튜브 영상에는 “윤여정 기술을 최민식한테도 좀 쓰지”라는 댓글이 달릴 정도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는 최근 오리지널 콘텐츠 ‘카지노’를 선보였는데 여기서 60세인 최민식이 직접 30대 시절의 본인을 연기했다. 젊은 최민식을 구현하기 위해 역시 AI 기술이 투입됐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CG·VFX(컴퓨터그래픽·시각특수효과)를 담당했던 씨제스걸리버스튜디오가 참여해 30대 최민식을 구현했다. 디즈니+가 최근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제작과정 영상을 보면 ‘AI 페이스 디에이징 기술’로 최민식의 눈, 코, 입을 따로 떠서 딥러닝을 거친 뒤 합성, 조합해 만들었다.
그러나 영상 댓글에는 “주름만 지운 느낌일 뿐 젊은 시절 모습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차라리 젊은 배우를 쓰는 게 나았다”, “최소한 영화 ‘쉬리’ 시절 최민식은 만들어야 디에이징이라고 할 수 있다”며 혹평이 대부분이었다. 20대 윤여정과는 상반된 반응이다.
해당 영상에서 이주원 씨제스걸리버스튜디오 시각효과 감독은 “디에이징 작업 자체가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례가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얼굴 외에도 오디오 스타트업 수퍼톤의 ‘AI 음성 합성 기술’로 최민식의 목소리를 젊게 변환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됐다.
총 16부작으로 기획된 ‘카지노’의 제작비는 약 2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주 수요일 1회차씩 공개되고 있으며 현재 6회까지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