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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가의 무덤 세종시? 그래도 희망은 있다

"상가의 무덤, 상가 공실 해법 없나..." 지난해 출범 10년을 맞은 세종특별자치시의 상업시설 관련 기사를 검색하면 첫번째로 나오는 제목들이다. 인구 40만에 육박하는 신도시로 성장했지만 정주여건 중 주요 요소인 상업시설에 대해서는 암울한 전망과 해석이 대부분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세종시 중대형 상가공실률도 21.7%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13.1% 대비 현저히 높은 수치다. 그러나 세종시 상가에 대한 희망의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먼저 지난해 확정된 대통령 제2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전통적으로 세종시는 밀집된 중앙부처 공무원들에 대한 F&B(식음료)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다. 여기에 국회의사당 이전시 동반되는 공무원들은 물론, 유관부처 회의 등 컨벤션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 최근 세종시에 신규개업한 업체들의 면면을 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알려진 고급 고기집이나 카페, 레스토랑들이 눈에 띈다. 강릉을 기점으로 급성장한 '테라로사', 젊은 층에게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알려진 '아우어 베이커리' 등이 나성동과 어진동을 중심으로 성업중이다.

세종시의 대표적 상권인 나성동 먹자골목에 설치된 조형물. '나과장'이라는 이름의 이 조형물은 세종시가 특화상권 활성화를 위해 공무원과 직장인을 형상화해 만들었다(사진=세종시 제공)

여기에 최근에는 전국 3대 갈비로 알려진 '송도 갈비', 경기권에서 유명한 중식당 '분당 만강홍' 등이 개업했고, 올해 3월 메리어트 호텔과 7월 '신라스테이 세종'이 문을 열 예정이다. 해당 업체들 모두 향후 성장할 세종시의 컨벤션 산업과 고급 음식점 수요를 예상하고 세종시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또한 의외로 세종시의 소비력은 전국 최상위 수준이다. 2020년 귀속 근로소득 연말정산 결과 전국 17개 시·도 중 1인당 평균 총급여액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세종(4520만원)으로 전국 평균(3830만원)보다 690만원 많았다. 이는 대부분 중앙부처 공무원들로 구성되어 있는 세종시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또한 여기에 향후 세종시 연서면에 조성될 세종스마트국가산업단지을 통해 대기업들의 진출이 활성화된다면 세종의 소비력은 더욱 커져갈 것으로 보인다.

F&B 기반 브랜드 공간기획 전문 기업인 쉐어드닷을 운영하는 성시정 대표는 "세종시는 향후 국회이전 등을 통한 고급 접대문화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여기에 성장하는 3040 인구가 가치소비를 중시하고 있고, 비싸더라도 가치있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세종시의 주요 상권들의 경우 경쟁력있는 업체들의 입점은 물론, 상가 자체의 콘텐츠화를 시도하는 사례들이 있다. 어진동의 한 주상복합 상가는 밋밋하던 상가 외벽에 예술작가의 작품을 입히는 시도를 했는데, 상가 이용객들은 물론 유동인구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어진동의 한 주상복합 상가는 밋밋하던 상가 외벽에 예술작가의 작품을 입히는 시도했다(사진=서상범 기자)

성 대표는 "향후 세종시 상권활성화의 관건은 콘텐츠"라며 "차별화된 F&B를 중심으로 2차, 3차 소비를 할 수 있는, 쇼핑의 시간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줄 수 있도록 하는 리테일과 뷰티, 교육 서비스 콘텐츠가 활성화된다면 상가의 무덤, 심심한 도시라는 세종시의 이미지가 불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가활성화를 위한 세종시의 의지도 강력하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지난해 취임과 동시에 상가활성화TF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경제도시 세종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세종시 관계자는 "지역내 상가공실 문제는 상가 과잉공급, 엄격한 상가업종 규제, 정주여건 및 유동인구 부족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초래됐다"며 "세종시는 제도 개선에 나서 지난해 10월 1·2·3생활권의 ‘BRT 역세권 상가(3층 이상)’ 및 금강수변상가에 대해 각각 체육시설과 미용원·서점·사무소·업무시설 등으로 상가 허용 용도를 완화하는 등 상권 활성화를 위한 소비자 수요를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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