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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알 장전 PEF, 韓기업·자산 매수 눈독
韓투자 ‘쩐’ 몰린다(下)
글로벌 PEF 올해 한국 투자 집중
블랙스톤·아폴로 등 신규 진출
MBK·한앤코 침체 속 PEF 빅딜 주도
드라이파우더 넉넉 공격적 행보 예상
〈편집자주〉

지난해 자본시장의 키워드는 ‘혹한기’로 요약된다. 금리인상으로 투자시장 한파가 불어 닥치며 저금리 기조 속 지속된 유동성 파티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지난해 일찌감치 업무를 접었다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불씨가 되살아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글로벌 PEF 등 자금이 풍부한 운용사를 주축으로 저평가된 매물에 지갑을 열 준비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M&A 시장을 이끌 주요 매물과 시장 전망을 조망해 봤다.

[헤럴드경제=김상훈 기자] 금리상승과 경기침체 우려 속에 국내 자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급락하면서 투자업계가 위축된 가운데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이를 기회로 판단하고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국 투자를 위한 인력 전진배치 등 알짜 기업·자산 매수에 눈독을 들이는 모습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PEF들은 최근 한국에서 연이은 승진 인사를 단행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글로벌 3대 사모펀드(PEF) 중 한 곳인 칼라일은 지난해 말 한국사무소의 함석진 전무를 매니징디렉터(MD) 부대표로 승진 발령했다. 미국의 대형 PEF인 TPG 역시 윤신원 전무를 최근 부대표로 승진하는 인사를 했다.

한국에 대한 투자를 오랫동안 중단했다가 다시 돌아오거나 신규 진출한 사례도 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은 지난해 8년 만에 한국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한국법인을 설립, 하영구 전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을 회장으로 임명했다. 최근엔 한국법인 사업을 이끌어온 국유진 대표를 MD에서 파트너 겸 시니어 MD로 승진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사모신용대출 1위 운용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도 지난해 하반기 국내에 둥지를 텄다. 아폴로는 미국계 대체투자 운용사 EMP벨스타와 조인트벤처인 아폴로벨스타크레딧을 설립했다. 다니엘 윤 벨스타그룹 회장이 대표로 이름을 올렸으며 10억달러 규모의 크레딧 펀드를 조성해 다양한 투자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글로벌 PEF들이 한국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아시아에서 대형 M&A가 가능한 몇 안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실제 사모펀드 시장에서 한국 시장의 성장도는 아시아태평양 전체에 견주어도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글로벌 대체자산 데이터 분석기관 프레킨이 지난해 내놓은 지역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주력 사모자본의 총 운용자산(AUM)은 2021년 1710억달러로 2019년 대비 67%, 2020년 대비 27% 늘었다. 특히 한국에서의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딜 활동은 견조한 성장을 거듭하며 2021년 160억 달러 규모의 바이아웃 딜이 성사됐다. 바이아웃 전략은 사모주식 및 벤처캐피탈(PEVC) 전체 AUM의 39%를 차지하는데,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13%)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여기에 세계적 수준으로 커진 국내 연기금의 운용규모도 적지 않은 영향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9월 말 전체 운용규모는 897조원, 한국투자공사(KIC)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기준 28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이들 글로벌 운용사들이 많게는 수조원에 달하는 드라이파우더(미소진자금)을 바탕으로 올해 투자 적기를 가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대기업이나 주요 기관들도 이들 PEF들을 중요한 사업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시장에 대한 글로벌 PEF 운용사들의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대부분 운용사들이 펀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풍부한 대형 PEF들이 실탄을 장전해 놓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지난해 진행된 1조원 이상의 빅딜 중 PEF 주도로 이뤄진 건은 한앤컴퍼니의 SKC미래소재(1조6000억원), MBK파트너스의 메디트(2조4000억원)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국내 PEF 운용사들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사이 글로벌 투자자들을 주축으로 탄탄한 자금 기반을 마련,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밖에 다른 대형 PEF들도 기관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실탄을 장전해놓은 상태다. 지난해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가 진행한 위탁운용사 선정 결과 스틱인베스트먼트, 스카이레이크, IMM PE, 스톤브릿지캐피탈 등이 기관투자자의 눈도장을 받았다.

awar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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