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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대 예금 한달 반 만에 사라졌다
저축은행 예금 금리 5.25%
전달 초 대비 0.28%P 내려
은행금리도 지난달보다 하락

#. 30대 주부 A씨는 요즘 떨어지는 예금 금리에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주식 투자가 반토막이 난 후 금리가 높은 은행과 저축은행을 찾아 돈을 넣었는데 최근 금리가 다시 낮아지고 있어서다. 금리 상승기라고 해서 1개월 만기로 예금에 가입했는데 한 달 새 금리가 떨어졌다. 주식은 무섭고 예금은 별로 이익이 안 될 것 같아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하루가 멀다하게 6%, 8%, 심지어 두 자릿수 금리를 내세우며 특판경쟁을 펼쳤던 저축은행 예금 금리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시중은행들마저 저축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저축은행들의 금리가 빠르게 올라갔었는데, 불과 석 달 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더라도 지난해처럼 수신금리가 오를 전망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기준금리 인상→국고채 금리 상승→금융채 금리 상승→시중은행의 수신금리 인상→저축은행의 수신금리 인상’이라는 사이클이 더 이상 나올 수 없다는 얘기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급격하게 오른 국고채 금리가 최근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1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5.25%로 지난달 초(5.53%)보다 0.28%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19일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연 6.00%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을 내놓은 것을 필두로 키움저축은행, OSB저축은행, OK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엠에스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등 다수의 저축은행이 잇따라 예금 금리를 6%대로 높였다. 한국투자저축은행과 동양저축은행, 안국저축은행, CK저축은행, OK저축은행의 경우 최고 6.50% 금리의 상품까지 선보였다.

하지만 6%대 예금은 오래 가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2일까지만 해도 대한저축은행이 연 6.00% 금리를 제공했으나 12월 3일 이후 6%대 상품이 사라지고 현재는 연 5.50%가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가 낮은 저축은행의 경우 연 4.10%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저축은행의 금리를 넘어서는 기현상을 빚었던 은행 예금 금리도 금세 사그라들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예금 금리는 지난달보다 떨어진 상태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현재 최고우대금리가 3.98%로 전월 취급평균금리 4.89%보다 낮아졌고,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전월 4.85%에서 현재 4.05%로 낮아졌다.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4.93→4.20%),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4.95→4.09%), NH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 II(3.95→3.89%) 등도 금리가 내려갔다.

이에 따라 예금으로 재테크를 하던 ‘예테크족’은 한숨을 쉬게 됐다. 주식, 부동산 등 다른 시장이 불황이라 투자처가 마땅치 않고, 예금에 여윳돈을 넣어두긴 하는데 이자가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달리 대안이 없는 예테크족은 은행이나 저축은행에 돈을 맡긴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예금 금리가 하락했지만 예금 수신잔고는 크게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예전에 공모주 열풍이 불고 할 때는 수신잔고가 크게 빠지기도 했지만 증시와 가상자산이 무너지고 나서는 그런 현상이 없다. 다른 투자처도 마땅치 않고, 금리가 조금 낮아진다고 돈을 금방 옮기진 않는다”고 전했다.

오는 13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예금 금리가 함께 오를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수신 경쟁은 이례적인 일이었고, 다시 그 정도 수준으로 금리가 치솟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금융당국이 은행 등 1금융권으로의 자금 쏠림을 막기 위해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하고 있는 것도 예전과 같은 높은 금리의 예금을 기대할 수 없게하고 있다.

또 다른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금리는 은행 금리가 중요하다. 기준금리가 올라가서 은행들이 금리를 올리고, 돈이 은행쪽으로 빠져나가야 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금리가 다시 지난해처럼 6% 수준으로 가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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