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상하이발 항공편으로 도착한 입국자들이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위해 줄 서 있다. [A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중국이 10일부터 한국과 일본에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한 데 대해 일본에선 무역회사 등 일본 기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다.

11일 NHK, 후지뉴스네트워크, 산케이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이날 오전 중국 정부의 일본인 대상 단기 비자 발급 수속 정지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과 다른 이유로 발급 제한을 실시한 건 매우 유감이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단의 질문을 받고 “외교 루트를 통해 항의하고 조치 철회를 요구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일본 기업들 반응은 다양하지만, 대체로 “영향은 없다”로 모아진다.

중국에 공장이 있는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 사이에서도 감염이 확산하고 있어 현지 출장을 이미 줄이고 있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상하이발 항공편으로 도착한 입국자들이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제출해 검사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부터 중국 본토에서 직항편으로 입국한 사람에게 출국 전 72시간 이내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AP]

도요타 자동차는 “현시점에서는 영향은 없지만, 계속 상황을 주시해 가겠다”고 밝혔다.

미쓰비시전기는 “중국에서의 감염 폭발을 근거로 본토로의 출장은 원칙적으로 자숙하고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선 영향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냈다.

대형 무역회사들 사이에선 중국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이 종료됨에 따라 현지 방문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실제 출장자는 많지 않았다고 NHK는 전했다.

무역회사들은 일본인에 대한 비자 발급이 일시 정지된 것의 영향은 현재로선 제한적이지만, 상황을 주시하기로 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지난 8일부터 중국 본토에서 직항편으로 입국하는 사람에게 출국 전 72시간 이내의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토록 하는 등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어 이달 12일부터 중국 본토 뿐 아니라 마카오에서 직항편으로 입국하는 사람에게도 72시간 이내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일본의 중국인 입국자에 대한 제한 조치를 두고 “인적 왕래를 멈추지 않도록 가능한 한 배려해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향후 대응에 대해선 “중국의 감염 상황이나 중국 측의 정보 공개를 보면서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유명 관광지인 에머랄드 사원에서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관람하고 있다. 태국은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자국 관광업이 살아날 것으로 보고 경제 부양을 위해 중국 본토인들의 입국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EPA]

한국과 일본의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 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성 조치에 유엔도 우려를 표명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한 정례브리핑 중 관련 질문을 받고 “유엔 회원국들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WHO가 말한 대로 여행객 심사 등에 관한 모든 결정은 과학적 근거, 오직 과학적 근거들에 기반해 내려져야 한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언급은 중국의 단기비자 발급 중단 조치가 한국과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에 관한 과학적 분석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보복 성격임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