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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서기, 청탁 뿌리뽑겠다” 취임부터 ‘인사원칙’ 강조한 기업은행장, 왜?[서정은 기자의 나·알·아]
윤종원 전 행장 이어 인사청탁 거론
타 은행과 출발부터 달라…학연·지연·혈연 타파 묵은 과제
임추위, 경영평가에도 직원 의견 반영 커질듯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기업은행 제공]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취임 이후 속도감있게 조직 기강부터 다지고 있다. 속사정을 잘 아는 내부 출신 행장인데다 계열사까지 거친 덕에 IBK기업은행 내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잘못된 관행들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역력히 드러난다.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동조합과의 대화에도 재빠르게 나서는 중이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은 지난 3일 취임식에서 “줄서기, 청탁 등 나쁜 관행을 뿌리 뽑고 열심히 일한 직원이 보상 받는 문화를 만들겠다”며 “불필요한 의전, 회의, 보고 문화도 강력한 의지로 바꿔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취임한 다른 은행장들이 고객 신뢰, 디지털 강화, 현장 경영 등 선언적인 표현을 내세우며 취임사를 채웠던 것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취임사에 청탁 문제가 노골화될 정도로 IBK기업은행 내에는 인사청탁 문제가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 실제로 IBK기업은행의 전임 행장들 또한 특정 부서 청탁 등을 없애기 위해 ‘패널티’를 고민해왔다. 외부 출신인 윤종원 전 행장 또한 “줄서기, 학연, 지연 등을 통한 인사 청탁은 법령·내규에 따라 엄정 조치하고 반드시 불이익이 돌아가게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을 정도였다.

김 행장마저 취임 초부터 인사원칙에 대해 명확한 표현을 한 건 IBK기업은행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다른 시중은행들이 기존에 있던 은행들을 통합해 성장해온 것과 달리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단일 은행으로 출발했다. KB국민은행은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이, 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이, 신한은행은 동화은행과 조흥은행, 우리은행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등이 합병해 현 체제를 갖춘 상태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 출신을 따지는 타 은행과 달리 (IBK기업은행은) 수장에 따라 특정 학교나 지역 등이 유리하게 작용할 개연성이 많다는 불만이 있다”며 “김 행장이 내부 출신으로서 문제를 명확히 아는 만큼 이런 의지를 보이면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과감한’, ‘건설적’, ‘책임있는’ 등 적극적인 표현도 눈에 띈다. 김 행장은 과감한 인센티브를 장려하고 인사혁신, 직원복지 등에 대해 노사 공동 프로젝트를 운영하기로 했다. 국책은행으로 기획재정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힘든 은행 특성상 우회적인 방법을 찾아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우겠다는 취지다.

공식 취임 전부터 이같은 점에 대해서 노조와 큰 틀에서 교감도 이뤄진 상태다. 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희망퇴직 문제에 대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기재부 등 정부와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행장의 공언대로 앞으로 IBK기업은행 내 노조 및 직원들의 목소리도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 일환으로 IBK기업은행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및 경영평가에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논의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낙하산 논란을 딛고 내부 출신 행장이 온 만큼 장악력에 대한 내부 기대가 크다”며 “국책은행으로 한계가 있던 부분을 잘 아는 만큼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게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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