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걸려 있는 월스트리트 도로 표지판. [연합]

미국 월가 주요 투자은행(IB) 절반 이상이 자국의 최종 정책금리가 5.00~5.25%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통화정책 방향 전환에 나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뉴욕사무소가 지난 5일 현지 12개 IB를 상대로 자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절반이 넘는 7곳이 미국의 최종 정책금리 수준을 5.00∼5.25%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 4일 조사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최종금리 전망 수준이 높아졌다. 앞선 조사에선 3분의 1인 4곳만 최종금리를 5.00∼5.25%라고 예상했다. 당시와 비교해 4.75~5.00%로 최종금리를 전망한 IB가 3곳에서 2곳으로 줄고, 4.50~4.75%로 전망한 곳도 2곳에서 1곳으로 감소하는 등 금리가 더 높은 수준에 닿을 것이라 예상한 곳이 늘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13~14일)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50bp(1bp=0.01%포인트) 인상(3.75~4.00%→4.25~4.50%)하고, 대차대조표 축소를 5월에 발표한 계획대로 계속하기로 했다.

점도표상 올해 말 정책금리 예상치 중간값은 5.1%로, 기존(4.6%) 대비 0.50%포인트 상승했다.

월가의 최종금리 수준 전망이 높아진 반면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하반기엔 금리인하로 통화정책 방향을 틀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연준이 지난 4일(현지시간) 공개한 12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과 전면 배치되는 것이다. 당시 의사록에서 19명의 FOMC 위원 중 2023년 중 금리인하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 위원은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미 선물시장(federal fund futures)의 연준 정책금리 전망치는 3월 4.90%, 4월 5.01%, 6월 5.03%까지 높아졌다가 하락세로 전환, 12월 기준으로는 4.67%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연준은 향후 정책 기조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최종 정책금리 수준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상·하방 리스크에 대해 균형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금융 여건이 근거 없이 완화(unwarranted easing)되지 않도록 정책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성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