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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라인 선 이재명, “정적 제거 위한 조작 수사” [이재명 출석]
“소환조사는 검찰이 파놓은 함정…당당히 맞설 것”
두산건설 용도변경 대가로 성남FC 50억 후원 혐의
병원부지 사업용으로 바뀌면서 수천억 시세차익
검찰, 장시간 조사 불가피…심야 조사 가능성도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헤럴드경제=좌영길·안대용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언금 의혹’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제1 야당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35분께 수원지검 성남지청 본관 앞 포토라인에서 “이미 수년간 수가를 해서 무혐의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서 없는 사건을 만든다”며 “성남시 소유인 성남FC를 어떻게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의) 미르재단처럼 사유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광고를 유치하면 성남시민의 이익이지 개인의 주머니로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성남FC 운영비가 부족하면 예산을 편성하면 그만인데, 예산을 아끼려고 중범죄를 저지르려 했다는 것이 상상이 되느냐”면서 “아무런 개인적 이익도 없는데 왜 그런 불법을 감행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피의자가 검찰에 출석할 때 언론이 촬영을 하는 ‘포토라인’은 2019년 폐지됐지만, 정치인들이 입장표명을 위해 스스로 출석일시를 밝히는 경우 설치되기도 한다. 이날 이 대표도 포토라인에 서서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를 받았다.

이 대표가 출석한 것은 지난해 1월 수원지검 성남지청 박하영 차장검사가 사건 무마에 반발해 사표를 내며 파문이 확산한 이후 1년 만이다. 당초 검찰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보완수사를 벌이려고 했지만, 박은정 당시 성남지청장이 이 요구를 묵살하면서 처리가 지연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15년 11월 두산건설에게 성남FC에 50억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하고, 그 대가로 성남시 정자동의 병원부지를 업무시설부지로 용도변경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원래 두산의료재단은 병원을 짓겠다며 저가인 72억원에 부지를 매입했지만, 용도변경으로 두산그룹은 1000억원 이상의 이득을 볼 수 있었다. 용적률도 250%에서 670%로 상향됐고, 기부채납은 15%에서 10%로 완화됐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검찰은 이 대표를 상대로 당시 두산그룹 측으로부터 직접 청탁을 받았거나, 이러한 정황을 보고받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또 최측근 인사인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당시 성남FC 운영업무를 총괄한 배경도 조사할 계획이다. 두산그룹은 2014년 9월 성남시 도시계획과에 ‘정자동 부지의 용도를 의료시설에서 업무시설 및 근린 등 복합용지로 변경되도록 2020년 도시관리계획을 재정비 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검찰은 이 공문을 받은 성남시가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 전 실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통해 2015년 3월 두산건설 대표에 기부채납 면제 요건으로 성남FC에 자금을 조달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반면 이 대표는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용도변경이 이뤄졌고, 성남FC로 자금이 갔을 뿐 자신이 부정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형법상 제3자 뇌물죄는 직접 뇌물과 달리 공무원이 돈을 받지 않고 타인에게 재물을 주도록 한 때 성립하는 범죄다. 각종 인·허가를 비롯한 행정처분이 적법하게 이뤄졌더라도 부정한 청탁 대가라면 제3자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다. 검찰은 두산 측이 보낸 용도변경 요청 공문이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미 성남FC 후원금 실무를 총괄한 두산건설 대표 이모 씨와 성남시 전략추진팀장 김모 씨를 기소했다.

1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 인근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출석을 앞두고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검찰이 야당 정치인인 이 대표를 상대로 여러 차례 출석 요구를 하는 데 부담이 따르는 만큼, 조사 시간은 길어질 전망이다. 법무부령인 인권보호수사규칙상 오후 9시 이후 심야 조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피의자가 재출석이 곤란한 구체적 사유를 들어 동의하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검찰은 두산건설 외에 네이버와 분당 차병원, 알파돔시티 등 6개 기업이 행정편의를 대가로 총 수십억 원씩 성남FC에 후원금을 내도록 한 정황도 파악할 예정이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 대표는 2021년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부지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삼겠다고 협박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2006년 성남시장이 되기 전 ‘분당 파크뷰’ 분양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검사를 사칭했다가 구속된 적도 있다. 당시 이 사건을 수사한 곳도 수원지검 성남지청이었다.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 11월에는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이 나면서 대선에 출마할 수 있었다.

jyg97@heraldcorp.com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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