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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차 사고 급증하는데…진압 매뉴얼은 ‘2018년 출시 차량까지만’
소방청, 2018년식 30여개 전기차 도면 보유
“구조 시 감전 사고 예방 목적”
전기차 화재 사고 지난해 44건
이동식 소화 수주, 전국 42개뿐…현장서 진압 한계 여전
소방청 “전기차 화재 대응 연구 진행 중”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테슬라 서비스센터에서 소방대원이 테슬라 차량에 난 불을 끄고 있다. [성동소방서 제공]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전기차 화재 등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지만 소방 당국이 활용하는 전기차별 구조 매뉴얼이 2018년 이전에 출시된 차량에 한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기차별 구조 매뉴얼은 소방관들의 감전사고를 막기 위한 것으로 구조메뉴얼 자체가 업데이트 되지 않으면 구조 자체가 더뎌질 가능성이 있다.

1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소방청은 지난 2020년 11개의 제조사에서 출시한 2018년식 하이브리드 차량 등 30여종의 전기차에 대한 구조 매뉴얼을 제작해서 사용하고 있다. 이 구조 매뉴얼은 출시된 전기 차량의 구조 도면이 나와 있다. 이 도면을 통해 구조 작업 시 전선이 위치한 차량 부위를 피해 일부분을 절단할 수 있어 소방 대원들의 안전 구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소방청의 설명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전류가 흐르는 차량이기에, 운전자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차 일부분을 절단할 때 소방 대원들의 감전 위험이 있다”면서도 “매뉴얼을 만들 당시 담지 못한 제조사의 차량에 대한 내용도 있다면 구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 당국은 확보한 전기차량들의 도면이 2018년식 차량에 그쳐 전기차 화재 진압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2019년 이후에 나온 차량에 대한 화재 진압 시, 도면이 없어 소방관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이런 까닭에 화재 진압 자체도 더뎌질 가능성이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전기차 회사들이 도면 공유에 비 협조적”이라고 말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2018년에 출시된 전기차의 배터리는 대부분 최대 주행 거리가 300㎞에 한정된 반면, 최근 전기차들은 최대 500㎞까지 달릴 수 있다. 그만큼, 최근 출시된 차량들은 구조가 많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누적등록 대수는 지난해 말 기준 40만대에 육박했다. 전기차 누적등록 대수는 2018년 5만5000여대·2020년 13만5000여대·2021년 23만여대로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전기차 차량 화재는 잇따르고 있다. 전날 오후 10시25분께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 운전자 A씨가 온몸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해당 차량은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달 7일 오후 5시께 서울 성동구 테슬라 서비스센터에 입고된 모델X 전기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펌프차 등 소방 장비 27대가 출동해 3시간가량 물줄기를 쏟아낸 뒤 겨우 불길이 잡혔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으로 전기차 화재 건수는 1건(2017년)→3건(2018년)→7건(2019년)→11건(2020년)→24건(2021년)→44건(2022년)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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