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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도 아닌데…마약사범 100명 잡은 ‘이 남자’ 정체

[유튜브 채널 '동네지킴이'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한 유튜버가 마약사범을 100명 넘게 붙잡아 화제다. 이 유튜버는 불법 아동성착취물 소지자나 음주가 의심되는 운전자도 직접 쫓는 등 범죄자 검거에 열을 올린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가 더 좋은 환경이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주인공은 유튜버 '동네지킴이'다.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뒤 100명이 넘는 마약사범을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배달음식 전문업체를 운영하는 그는 마약사범을 경찰에 신고하고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하고 있다.

그는 애초 여성으로 위장해 성매매업소를 취재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자신도 직접 범죄자 색출에 나서기로 결심, 경찰관인 가족에게 마약범죄 이야기를 듣고 지인과 둘이서 범인을 쫓았다. 검거를 위해 온라인에서 만난 마약 투약자에게 은어도 배웠다.

그렇게 범인 검거를 돕던 동네지킴이에게 지금은 되레 10명이 넘는 조력자가 있다. 이메일과 카카오톡으로 들어오는 제보도 하루 평균 10∼15건, 이를 통해 웬만한 베테랑 형사 뺨치는 '검거 실적'을 올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동네지킴이' 영상 캡처]

동네지킴이는 트위터와 익명 채팅앱 등을 통해 마약사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을 찾는다. 최근 성관계를 대가로 마약을 함께 하자고 꾀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남녀 조력자들과 역할을 나눠 현장을 급습한다. 범인을 잡기 위해 잠복과 추격전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 번은 도주하는 범죄자를 쫓다 범죄자의 차량에 치어 부상을 당했는데, 시청자들은 그의 모습을 보고 삼단봉과 전자호루라기·방검복 등 보호장비를 후원해 응원하기도 했다.

동네지킴이는 주로 활동하는 서울 동북부 지역 경찰서에서는 이미 유명인사다. 그가 붙잡아 경찰에 넘긴 마약사범이 '나만 걸릴 수는 없다'며 또다른 투약자를 제보한 경우도 있고, 이 같은 활동으로 마약 '상선'을 붙잡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에 포상을 받은 적도 없고 유튜브 수익이 엄청난 것도 아니다. 마약이나 성착취물 같은 소재를 다루기 때문에 유튜브 정책상 광고 수익이 제한돼 한 달 수입은 100만원 정도. 이마저도 지출이 더 커 적자라고 한다.

동네지킴이는 "어린 아들이 살아갈 미래는 더 좋은 환경이었으면 하는 생각"이라며 앞으로도 음주운전 차량과 번호판 미부착 오토바이, 성매매업소 등을 타깃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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