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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패배하면 폭력적 내전 맞을지도”
모틸 교수 “전쟁이나 혁명 뒤에 국가 붕괴 사례”
전쟁 후 권력 투쟁으로 체제 약화…비러시아 독립 야기
“러시아 인접 국가가 불안정 차단해야…서방 지속 지원 필요”

블래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타스]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불리한 전황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체제의 붕괴와 내전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알렉산더 모틸 미국 러트거스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최근 포린폴리시(FP)에 기고한 ‘러시아의 붕괴에 대비할 때’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에서의 패배 이후 무너진 나폴레옹제국의 붕괴 등의 사례를 나열하면서 “전쟁이나 혁명, 경제 위기 등의 사건이 발생한 뒤에 국가가 붕괴한 사례가 역사에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가 노획한 러시아 무기들 [AFP]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패배하는 것이 더욱 명확해지면 러시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다”면서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권력을 내놓은 뒤에 전쟁을 이어가면서 기존 정치권력을 파괴하려는 극우 국가주의자, 체제에 이해관계를 가진 권위주의적인 보수주의자는 물론 러시아를 개혁하기 위해 헌실하려는 반(半) 민주운동 그룹간의 지독한 권력투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이길지 모르지만 권력 투쟁은 러시아 체제를 약화시킬 것”이라면서 “약화한 체제와 오작동하는 경제에 대해 불만 있는 러시아 사람들은 거리 시위를 벌일 수도 있고 일부 시위대는 무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 연방을 구성하는 비(非)러시아 정치 단위도 더 큰 자치권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타타르스탄, 바시코르토스탄, 체첸, 다게스탄, 사하 등이 주요 후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러시아가 이런 내부 혼란에서도 생존한다면 중국에 종속된 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만약 러시아가 생존하지 못한다면, 유라시아의 지도는 매우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모틸 교수는 ““러시아의 대규모 비러시아 민족을 감안할 때 훨씬 더 주목해야 할 시나리오는 중앙 집중식 통제의 붕괴와 연방의 해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주의와 중앙 계획 경제 체제를 해체한 페레스트로이카가 소련 붕괴를 가져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만약 러시아가 이런 붕괴의 길을 따라간다면 그것은 러시아 엘리트의 의지나 서방의 정책과 관계가 없으며 보다 구조적인 힘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 체제의 구조적인 취약성과 관련,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적이고 경제적인 패배뿐 아니라 푸틴의 초(超)중앙집권적인 정치 시스템의 비효율성과 취약성도 포함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러시아의 해체를 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증가하는 정치, 경제, 사회적인 불안정 때문에 결국 러시아를 구성하는 단위가 독립을 통해 안정을 추구하도록 강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체제 붕괴는 방아쇠만 있으면 촉발될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의 패전이 낡은 나무에 불을 붙이는 불꽃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발트해부터 중앙아시아까지 러시아 국경을 따라 있는 국가들은 러시아 내에서 일어나는 불안정을 차단하고 러시아 연방에서 새롭게 독립한 국가들이 안정되고 온건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데 핵심이 될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서방의 지원을 계속하는 것이 푸틴 제국이 끝날 경우 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선의 장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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