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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이틀 새 완판되는 고금리 저축보험 ‘안전’할까 [머니뭐니]
흥국생명 2000억한도 이틀만에 소진
푸본현대, 5.9%짜리 재판매했다 완판
작년말 29조원 규모…만기도래분 막대할듯
“‘만기도래’ 저축성보험 대응 유동성 필요”
당국도 촉각…“유동성 문제될까 지켜봐”
[123RF]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새해에도 연 6%에 육박하는 고금리 저축성보험이 빠르게 완판되고 있다. 상품에 가입하는 이들은 금리 인상 시기 한 푼이라도 더 이자를 주는 상품을 찾아 돈을 옮기는 것이지만, 상품을 파는 곳은 목적이 다르다. 금융사들이 비용을 더 들여 고금리 상품을 파는 것은 그만큼 자금조달이 급하기 때문인데, 업계에선 이번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가 과거 판매된 저축성보험 만기 도래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조달용으로 보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이 지난 2일 한도 2000억원으로 내놓은 금리 연 5.8%짜리 ‘다사랑저축보험’이 바로 다음날 완판됐다. 이 상품은 당초 지난해 9월 연 4.2% 금리로 출시됐다가 해가 바뀌면서 이율을 1.6%포인트 높였는데, 자산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한도가 빠르게 소진됐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11월 말 출시해 완판됐던 연 5.9% 금리 ‘무배당 MAX스페셜저축’ 상품을 지난 2일부터 다시 판매했는데, 사흘 만에 3000억원 한도가 소진돼 4일자로 판매가 끝났다. 동양생명(5.95%), KDB생명(5.95%), 교보생명(5.8%) 등도 지난해 말 잇따라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출시한 바 있다.

연 6%에 가까운 저축성보험 판매가 이어지는 것은 그만큼 생보사들이 유동성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은행권과 맞붙은 퇴직연금 쟁탈전은 일단락됐지만, 10년 전 대규모로 판매됐던 저축성보험의 만기 도래로 인한 보험금 지급 수요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일반 저축성보험 전체 규모는 현재(지난해 말 기준) 29조원 가량으로, 만기 도래분 역시 규모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대형사들에 비해 자금 조달 방안이 제한적인 중소형사들은 만기 적립금 재유치를 위한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 유인이 더 크다.

업계 관계자는 “새해에도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할 여건은 여전히 힘든 상황”이라며 “특히 중소형사들은 고금리 상품을 팔아 공격적으로 영업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금리 경쟁에 제동을 걸면서 연 6%를 넘는 저축성보험 출시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같이 판매되는 은행 예금상품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 5%대 후반에 팔리던 은행권의 1년 정기예금 금리 상승세는 주춤해졌지만, 새해 들어선 6%대 적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금리 상승에 따른 저축성보험 해지와 과거 판매한 저축성보험의 만기 도래에 대응하기 위해 판매하고 있는 일시납 저축성보험의 스프레드 확보가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있다”며 “비차이익이 큰 폭으로 악화될 것”으로 지적했다.

올해부터 보험업계에 새 회계기준(IFRS17)이 시행되면서 건전성 모니터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금융당국도 저축성보험 만기 도래 및 고금리 상품 판매와 관련해 살펴보는 중이다. 한 당국 관계자는 “저축성보험 이슈로 인해 생보사들의 유동성 문제가 계속될 수 있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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