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장난감 되팔아도 돈이 되네”
‘리셀(되팔기)’ 시장이 뜨겁다. 공식 중개 플랫폼의 등장으로 개인 간 거래가 활성화되며, 한정판 거래는 용돈벌이 수단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엔 10배 비싼 가격에 한정판 레고가 팔려 화제다.
최근 한정판 상품 거래 플랫폼 네이버 ‘크림(KREAM)’에서 120만원에 거래된 레고 '디즈니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얘기다. 해당 상품의 출시가격은 100달러(한화 약 12만7000원)다. 약 10배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
네이버 크림은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운영하는 한정판 상품 거래 플랫폼이다. 대표적으로 나이키 ‘조던1’부터 명품 등 각종 한정판 제품의 개인 간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이다. 최근엔 의류 뿐 아니라 가구, 캠핑용품, 레고 등 장난감까지 이르는 폭넓은 상품의 거래를 중개하고 있다. 플랫폼은 중개 과정에서 제품의 정품 여부를 파악해준다.
네이버 크림에 따르면 이번에 10배 비싼 가격으로 거래된 레고 제품은 정가에 약 823%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에 거래됐다. 해당 거래 이후 즉시 거래가는 더 올라, 4일 기준 138만원이다. 큰 웃돈에도 거래는 30회 이상 진행됐다.
큰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사례는 크림에서 흔한 일이다. 나이키 운동화 ‘조던 1 x 오프화이트 레트로 하이 시카고 더 텐’은 11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190달러(한화 24만2200원)의 발매가격을 고려하면 약 4500% 뛴 가격에 거래된 셈이다.
1260회 거래된 레고 상품도 있다. 2022년 6월 출시돼 큰 인기를 끌었던 레고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이다. 출시 직후에는 10만원의 웃돈이 붙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네이버크림과 같은 리셀 플랫폼에 거래가 몰리는 이유는 개인 간 거래 시장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교한 ‘짝퉁’ 제품이 판치는 상황에서 정가품을 판단해주는 공식 플랫폼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레고 모조품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자 레고 코리아는 모조품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레핀 등 중국의 레고 모조품 기업들이 레고 상품을 부품 수까지 맞춘 모조품을 정품의 20% 가격에 내놓자, 개인 간 거래에서도 피해가 발생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안전한 거래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정품 중개 플랫폼으로 몰리고 있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 되면서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들도 개인 간 거래 중개 플랫폼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작년 11월에 네이버는 크림에 500억원을 투자하고, 최근엔 미국판 당근마켓인 ‘포쉬마크’를 인수해 글로벌 중개 거래 플랫폼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일본의 빈티지시티, 유럽의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를 통해서도 글로벌 중개 거래 플랫폼으로서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한편,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한정판 중개 거래 플랫폼 ‘솔드아웃’을 출시하며 크림과 경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