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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강도 긴축 재확인한 연준…한은 금리인하 연내 어려울듯 [연준의 경고장]
치솟는 물가에 한·미 금리차 확대 부담
BNP파리바 “내년 1분기 금리인하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에는 기준금리를 낮추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강조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여전히 목표치를 상회하는 물가상승률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 등이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준이 4일(현지시간)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임을 시사하며 긴축 기조를 강조했다. 19명의 FOMC 위원 중 2023년 중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 위원은 한 명도 없었으며 점도표에서 제시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5.00∼5.25%로 현재보다 0.75%포인트 높았다.

위원들은 “향후 경제 지표들을 보고 물가상승률이 2%를 향해 지속적으로 내려간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제약적인 정책 스탠스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중앙은행들과 함께 한국은행도 연내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는 엇나갈 공산이 커졌다. 우선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를 기록했고, 한은은 당분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통화 정책은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인 2%에 도달할 때까지는 긴축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임을 강조해 왔다. 또한 “한은의 결정이 연준으로부터 독립적이지 않다”며 “우리 경제 구조상 외환시장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미국의 금리 변화를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이 먼저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경우 더욱 크게 벌어질 한·미 금리차도 한은의 통화 정책 선회에 부담 요인이다.

연준이 지난해 12월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미 금리차는 22년 만의 최대폭인 1.25%포인트로 벌어진 상태다. 미국이 올해 점도표대로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고, 한은은 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인하할 경우 한·미 금리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1.50%포인트나 그 이상까지 확대될 수 있다.

한·미 금리차가 벌어질수록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유출되고, 원화 가치가 떨어져 물가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위험이 있다.

이에 따라 주요 금융기관들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내년에야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투자은행 BNP파리바는 한은이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올려 3.50%로 인상할 것으로 4일 전망했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은 정책목표인 성장률, 인플레이션과 금융 안정 간의 상충 관계가 심화됨에 따라 균형을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이번 인상 사이클 최종 정책 금리가 3.75%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높은 물가 수준에 대한 우려에 따라 한은이 올해 금리 인하 주기를 시작하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금리 인하는 2024년 1분기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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