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발명 과정. [특허청 제공]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인공지능(AI)을 발명한 미국인이 자신의 AI를 발명자로 기재해 특허출원을 냈다가 무효 처분을 받자 한국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특허청은 AI '다부스'(DABUS)'를 개발한 미국의 스티븐 테일러 씨가 지난달 우리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5일 밝혔다.

AI를 발명자로 인정하지 않는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은 미국·유럽·독일·영국·호주 등 지식재산 분야 주요국들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제기됐다. 스티븐 테일러 씨는 다부스를 발명자로 표시한 특허를 한국 포함 16개국에 출원했다.

그는 이 발명과 관련된 지식이 없고, 자신이 개발한 다부스가 일반적인 지식을 학습한 뒤 식품 용기 등 2개의 서로 다른 발명을 스스로 창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유럽·영국 등 주요국 특허청들과 법원들은 특허법 또는 판례를 통해 발명자로서 자연인만을 인정하고 AI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특허청은 지난해 9월 테일러 씨의 출원을 무효 처분했다.

다만, 지난해 3월 독일 연방 특허법원은 자연인만 발명자로 인정하되 발명자를 기재할 때 인공지능에 대한 정보를 같이 기재하는 것까지는 허용된다고 판결했다.

영국·독일에서는 다부스 특허출원에 대해 대법원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 특허청은 향후 국가별로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 해당국 특허청과 함께 대응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앞으로 우리나라 행정소송과 주요국 대법원 판결 등을 종합해 국제적으로 조화된 인공지능 관련 지식재산제도를 정립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