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금리 인상 충격에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이 6억원 이하로 떨어진 가운데 25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이날 KB국민은행의 월간 시계열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5억9천966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2월 이후 1년8개월 만에 6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집값이 1% 오르면 출산율은 0.002명씩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발표한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률 하락에 미치는 동태적 영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년도 주택가격이 1% 상승하면 합계추산율은 약 0.002명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은 최장 7년간 주택가격 충격의 영향력이 이어지고, 주택가격 1% 상승에 따라 7년간 합계출산율은 약 0.014명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1992년 1월부터 2022년 9월까지의 시계열 자료로 주택가격과 출산율의 구조적 변화를 추정했다.
연구 결과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을 부르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1990년대에는 주택가격 상승 충격 뒤 약 10개월 이상 시차를 두고 출산율이 감소했다.
2000년 들어서는 주택가격 상승 후 출산율 하락이 발생하는 주기가 5~6개월로 짧아졌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1~2개월로 더 줄었다.
내년 민영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이 올해 대비 38% 줄어든 25만여 가구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연합뉴스가 부동산R114와 공동으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 내 민간 건설사 분양 계획을 조사한 결과, 내년 전국 303개 사업장에서 25만8천3가구의 민영 아파트가 분양된다. 이는 분양 시점과 지역이 확정되지 않은 5만여 가구를 포함하더라도 계획물량 기준 올해 대비 38% 줄어든 수준이자 2014년(20만5천327가구)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 |
보고서는 자산 가격 상승기에는 자녀 출산을 뒤로 하고 자산투자를 통해 흑자 폭을 넓히려는 출산 기피 요인이 있는 것으로 봤다. 추산을 경제적 이득 관점에서 보는 관점이 강해질수록 출산을 기피하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박 부연구위원은 "주택을 사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학습이 축적돼 자녀를 낳아 양육할 비용을 주택 매입에 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점점 출산을 경제적 이득 관점에서 보는 경향이 강화된 결과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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