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병장 월급 100만원, 군대 다시 가는게 낫겠다” 배달 기사들 ‘한탄’
도로에 배달 오토바이가 주차돼있다. [김민지 기자 @jakmeen]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내년 병장 월급이 100만원이라는데, 배달 몇 건을 해야 100만원 벌 수 있나요? 빙판길에 넘어질 뻔 하다 간신히 배달 완료했는데, 뭐하고 있나 싶네요. 군대 월급 받는게 낫겠다 싶은 심정입니다” (배달 기사 A씨)

“배달비 올랐다는데 저는 똥콜(거리가 멀어 선호하지 않는 콜)만 들어오네요. 수입도 별로고 날도 너무 추워서 오늘은 그냥 접고 들어갑니다” (배달 기사 B씨)

한파, 폭설로 최근 한 때 배달비가 1만원까지 치솟는 등 배달 ‘성수기’를 맞았지만, 겨울철 배달을 꺼리는 배달 기사들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날씨 요인으로 혹한기 배달 어려움이 커진데다, 수고에 비해 손에 쥐는 실제 수익은 크지 않다는 이유다.

국토교통부의 ‘2022년 배달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 기사들은 주말 하루 42.3건, 평일 37.4건을 배달하고 월 평균 381만원을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보험료, 렌탈료 등으로 인해 월 100만원 가량을 고정비로 지출한다. 실제 수익은 200만원대로, 숙식이 모두 해결되는 군대 병장보다 못하다는 한탄이 나올만도 하다.

수도권에 시간당 3cm의 강한 눈이 내린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 한 배달 오토바이가 주차돼있다. [박지영 기자/park.jiyeong@]

겨울철 배달 수요는 늘어나는데, 배달 기사는 부족하고 이 때문에 배달비가 치솟아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당장, 배달 기사들은 높은 배달비에 비해 실제 배달 기사의 수익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배달비가 1만원까지 올라도 실제 배달 기사들에겐 기본 배달비(3000원)에 프로모션(1000~2000원) 배달비 정도만 추가돼 배달비 인상만큼 큰 폭으로 수입이 늘지는 않는다는 주장이다. 배달 플랫폼사가 배달비 책정 기준을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폭설이 내리는 한 도로에서 배달 이륜차 운전자가 미끄러운 길에 주행을 멈추고 오토바이를 끌고 가고 있다. [연합]

사고 위험성이 커진 시기라는 점도 배달 기사들이 겨울철 배달을 꺼리는 요인이다. 국토교통부가 배달 종사자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3%가 최근 6개월내 평균 2건의 교통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협회의 또다른 조사에서도 2018~2022년 전체 교통사고는 6% 감소한 반면, 배달 오토바이 등 이륜차 교통사고는 22% 증가했다. 특히 겨울철에는 도로 곳곳에 빙판길이 많아 사고 위험이 더욱 커지는 탓에 빙판길 운행을 꺼리는 배달 기사들이 쉬는 상황이 많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배달 플랫폼사들도 겨울철 배달 기사를 모시기 위해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요기요의 경우 건당 수수료 6000~8000원 보장을 내걸고 배달기사 모집에 나섰다. 배달의민족도 배달 기사들에게 무료 식음료를 제공하는 등 관리를 강화했다.

sjpar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